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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순간 - 녹초가 된 당신에게 찾아온
튤리안 차비진 지음, 최요한 옮김 / 터치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저자, 튤리안 차비진 목사는 여러 번 아버지를 통해 절대적 사랑, 즉 은혜가 무엇인지 체험했다. 그는 결혼 전 약혼자를 임신시켰다. 죄책감을 느꼈고 아버지께 사실을 고백했다. 그 때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아기는 축복이고 우리는 널 사랑한단다.”(p. 121). 그는 절대적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절대적 사랑은 받는 자의 업적과 무관하다. 절대 사랑은 언제나 바깥에서 온다. 절대적 사랑은 예기치 않게 파격적으로 찾아온다. 은혜는 늘 깜짝 선물이다(pp. 123~124). 저자는 청소년 시절에 양쪽 귀에 귀걸이를 하고 다녔다. 모든 사람이 차비진을 바로 잡으려 노력할 때, 할머니 루스 그레이엄은 손자를 위해 새 귀걸이를 선물하곤 했다. 그에게 반항할 거리를 더 주는 대신 그를 언제나 더 가깝게 끌어안았던 것이다(p. 189).
저자의 할아버지는 저 유명한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이다. 하지만 그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에게서 복음과 은혜에 관해 신학적으로 전수받은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삶 속에서 여러 번 그들로부터 절대적 사랑을 받았다. 차비진 목사가 하나님께로 돌아온 이유다. 그는 말썽을 피우는 아들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그리고 아들에게 착하게 행동하면 다시 휴대전화를 사준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아들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휴대폰을 돌려받을 자격이 없는 아들을 꾸짖지 않고 말했다. “자, 어서 신발을 신어. 휴대 전화 사러 가자”(pp. 196~197). 차비진 목사가 자신의 아들에게 절대적 사랑을 베푼 것은 자신이 받은 절대적 사랑 때문이었다. 은혜는 언제나 은혜의 길을 선택하게 한다.
저자는 자신이 이 책을 쓴 이유를 분명히 밝힌다. “나는 녹초가 된 현대인에게 하나님의 절대 사랑, 즉 은혜의 복음을 전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p. 259). <녹초가 된 당신에게 찾아온 은혜의 순간>이라고 번역된 이 책의 원제목은 <One Way Love>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죄인을 일방적으로 사랑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다. 그것이 복음이다. 나는 얼마 전 가톨릭 신부님이 쓴 <그대는 받아들여졌다>라는 책을 읽었다. 내가 어떤 존재이든 상관없이 하나님이 나를 받아주신다는 사실이 복음이 아닐까? 탕자가 아버지 집에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그를 받아들였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에서 비앵브뉘 주교는 장 발장을 받아들였다. 결국 장 발장은 은혜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차비진 목사는 스티브 브라운이 자신에게 해준 말을 인용했다. “아이들은 율법으로부터 달아나고 은혜로부터 달아난다. 율법으로부터 달아난 아이는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은혜로부터 달아난 아이는 언제나 다시 돌아온다. 은혜는 자녀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p. 66). 그렇다. 하나님의 절대적 사랑, 하나님의 은혜 하나면 충분하다. 이것이 복음이다! 율법은 은혜를 받기 위한 서론에 불과하다. 은혜만이 우리 영혼을 자유하게 한다. 은혜만이 우리 삶을 바꾼다. 율법은 우리에게 사랑하라고 명령하지만 은혜는 단지 우리를 사랑한다. 그래서 우리로 사랑의 길을 선택하게 한다. 은혜는 절대 방종을 가져오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영혼이 자유를 누린다. 마음에 곤고함이 사라지고 감사가 찾아왔다. 나 또한 은혜의 길을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