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콘서트 - 지루할 틈 없이 즐기는 인문학
이윤재.이종준 지음 / 페르소나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리파티(repartee)? 무슨 뜻이지? 사전을 찾아본다. ‘재치있는 말재주, 재담(才談)’이란다. 이 책의 저자인 이윤재 영어 칼럼니스트는 2006년 우리나라 최초로 <신동아>를 통해 이 단어 리파티(repartee)를 ‘재치즉답’으로 번역했다(p. 26)고 자기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니, 저자는 자기 자랑을 할 만한다. 이 책 정말 재미있다. “말의 정원에서 가장 돋보이는 꽃은 골계(滑稽 풍자, 해학, 기지, 반어 등 웃을 자아내는 요소) 넘치는 리파티”(p. 27)인데, 이 책은 역사 속의 다양한 사람들의 리파티를 훌륭하게 엮어 소개한다. 대문호와 예술가, 철학자가 구사한 리파티, 영웅과 정치가가 구사한 리파티, 유명인사의 리파티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인생, 처세, 익살, 역설 등의 이름하에 다양한 리파티를 소개하고 있다. 얼마나 재미있던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나는 정말이지 리파티의 바다에 풍덩 빠져 버렸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웅 편에 소개된 맥아더의 이야기와 시저의 말들,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이야기들을 엮어 유명한 리파티, 예를 들어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리파티를 살짝 비틀어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하게 만든 저자의 재치에 감탄한다.

 

생각해 보면, 인문학은 촌철살인(寸鐵殺人) 혹은 촌철활인(寸鐵活人)이다. 이 책에서 '촌철활인'이란 말도 처음 접했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다. 진짜 인문학이 그렇다. 촌철살인의 말로 인간과 세상에 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을 추구하는 것이 인문학 아니던가! 그리스 철학자에게 말로 남을 설득하는 기술인 레토릭(rhetoric, 수사학)은 무척이나 중요했을 것이다. 결국 말, 특히 ‘리파티’가 우리의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패러독스(paradox)와 모순어법(矛盾語法)의 리파티는 그 자체로 인생의 역설과 모순을 선명하게 인식하게 한다. 이런 것들을 많이 접하면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인생의 묘미도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달라이 라마가 말한 “우리 시대의 역설”은 현대인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줄어들었다. … 학력은 높아졌지만 분별력은 줄어들고, … 전문가는 많아졌지만 문제는 많아졌고, … 저 멀리 달나라는 갔다 왔지만 길 건너 이웃을 만나기는 어려워졌다. … 키는 커졌지만 인격은 낮아졌다. …”(pp. 436~437).

 

이 책은 쉽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즐겁지만, 심각하다. 단편적이지만 종합적이다. 이 책, 정말 멋진 인문학 책이다. 책상머리에 놓아두고 자주 들춰보고 싶은 책이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깊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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