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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어려서부터 대학(大學)에 나오는 말,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수없이 듣고 자랐다. 그리고 이 문장은 ‘먼저 자신을 잘 다스린 후에야 가정을 다스리고, 가정을 다스린 후에야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평안하게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배웠다. 그러나 자신을 다스리는 일이 평생에 걸친 일이라면, 언제 가정이나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겠는가? 이 문장은 ‘수신’이 가정과 나라와 세상을 태평하게 하는 일에 근본임을 말하고 있는 것일 게다. 이 책의 저자 팡차오후이는 ‘끝맺는 말’에서 우리는 수신을 잃은 세대라고 개탄한다. “수신을 알지 못한 우리는 바싹 말라버린 대지 위의 풀처럼 고통스럽게 발버둥 치다가 절망에 빠진 뒤에야 후회하곤 한다”(p. 322)는 것이다. 정말이지 ‘나를 지켜 낸다는 것’은 평생에 걸친 과업이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업이다. 저자는 ‘수신’에서 ‘양(養)’이라는 단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양’은 “날마다 조금씩 길러지는 것”이며 “한 생명이 수신을 통해 자양분을 얻는 것”(p. 7)이다.
저자가 아홉 번에 걸쳐 강의한 수신의 길은, 그 제목만을 기억해도 크게 유익하다. ‘수정(守靜)’은 고요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는 힘이다. 아무리 바빠도 ‘정좌(靜坐)’하여 마음을 모으는 일이 수신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학의 ‘정좌(靜坐)’는 불교의 ‘좌선(坐禪)’이나 기독교의 ‘묵상(默想)’과 유사할 것이다. 그것들은 본질적으로 ‘고요한 마음, 집중, 몰입, 비움’을 강조한다. 정좌하여 마음을 살피고 하늘의 뜻을 찾는 것이 ‘존양(存養)’이다.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일이다. ‘자성(自省)’은 패러다임을 깨고 한계를 머무는 힘이고, ‘정성(定省)’은 고난의 압박에서 자신을 지키는 힘이며, ‘치심(治心)’은 양심을 지켜 자유를 누리는 힘이다. 이렇게 유학에서 ‘수신’은 근본적으로 마음을 지키는 일이라 할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무릇 지킬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나느니라”(잠4:23)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 결국 수신을 위해서는 ‘신독(愼獨)’, 철저하게 자신과 마주해야 한다. 인간의 욕망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자신의 영혼을 준엄하게 채찍질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일들을 통해 자기 자신을 비롯한 모든 생명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힘(主敬)을 기르며, 언행을 삼가는 힘(謹言)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군자에 이르는 길이며, 자신을 완성하는 힘(致誠)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고요히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의 마음속에도 네 가지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재(財), 색(色), 명(名), 위(位)가 그것이다. 이런 욕망들을 적절히 다루고 초탈의 경지에 이르러 행복한 인생을 살기를 원한다. 시인 윤동주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고 싶다. 이 책의 저자가 인용한 <소창유기>의 한 구절(p. 130)이 마음에 깊게 하나의 이미지로 남는다.
영욕에 놀라지 않고
한가로이 저 뜰 앞에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본다.
가고 머무름에 마음을 두지 않고
무심히 하늘을 떠도는 구름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