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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
이현세 지음 / 토네이도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이현세’하면 <공포의 외인구단>의 까치가 생각납니다. 그 강렬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이현세는 어떤 사람인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를 읽으며.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인생에 관한 그의 치열한 생각은 무엇인지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그림을 잘 그렸지만, 색약이기에 화가가 될 수 없었던 이현세는 흑백의 세계인 만화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살다보면 한쪽 문이 닫힐 때 반드시 다른 쪽 문은 열린다”(p. 26)고 말합니다. 그 암담하던 5공화국 시절에 만화가로 산다는 것의 치욕, <천국의 신화>의 음란물 시비로 6년간의 지난한 법정 싸움, 그에게는 막막한 사막을 걷는 것과 같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가장 성공한(?)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운명을 받아들이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간 그 뚝심에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는 가장 큰 사막이 가장 큰 여행자를 키운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천재가 아니라도, 어떤 일을 미치도록 좋아는 하지만 그 일에 재능이 없더라도,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며 ‘자신을 믿고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생을 사는 법에 관한 그의 글에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진정한 리더를 만드는 것은 1등이 아니라 은은한 인간의 향기가 묻어나는 ‘인기’”(p. 125)라고 말합니다. 이현세에 따르면, 인생을 승자와 패자로 나눠놓고 승자의 삶만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는 <삼국지>에서 그 예를 듭니다. 결국 최후 승자는 사마의고 제갈공명은 패자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지만, 누가 더 위대한 삶을 살았느냐고 반문합니다. 나답게 살아갈 용기가 필요하겠죠. 저자는 <공포의 외인구단>의 캐릭터에 관해 흥미로운 고백을 합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극대화된 캐리터가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까치, 오혜성입니다. 그리고 출세하고 성공하고자 하는 지독히 세속적인 모습으로 마동탁을 등장시켰습니다. 그런데 이 두 캐릭터가 자기 안에 다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안의 순수한 열정의 존재가 오혜성에게, 세속적인 모습은 마동탁에게 투영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불완전한 녀석들을 구원해 주는 존재가 엄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삼국지>의 조자룡과 사마의에게도 각각 부여했습니다.
어떤 분야의 대가가 되면, 인생에 관해서도 나름의 독특한 시각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독서였습니다. 결국 자신이 선택한 자신만의 인생길을, 자신을 믿고 꿋꿋하게 그리고 즐겁게 열정적으로 걸어가는 것, 이것이 인생을 멋지게 사는 법이라고 이현세는 말합니다. 이현세는 참 멋지게 인생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그의 인생에 박수를 보내며,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았는지, 지금 어떻게 사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반문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