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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
메이슨 커리 지음, 강주헌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4년 1월
평점 :
누군가 평범한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살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일리 리추얼(Daily Rituals)’은 날마다 반복되는 종교의식 같은 행동양식을 의미합니다. 이 책은 주로 유명한 예술가들의 ‘리추얼’을 소개하고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도 누구나 자신만의 ‘데일리 리추얼’이 있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리추얼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니까요. 김정운 문화심리학자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삶의 의미는 올림픽 메달 수여식과 같은 대단한 세리모니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세리모니는 평생 한두 범이면 족하다. … 반복되는 일상에 진정한 삶이 있다”(p. 8).
나는 활기찬 삶을 살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나 여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상의 반복되는 일들에서 벗어나려고만 했고, 그런 일탈로 결국 주어진 일을 어설프게 마치거나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일상의 반복되는 리추얼이 오히려 창조력을 키워주고 편안함을 줍니다. 일례로 미국의 복음주의 신학자 조너선 에드워즈는 아침 4, 5시에 서재에 앉으면 매일 열세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마누엘 칸트는 날마다 정확히 시간에 산책을 나와 이웃들이 칸트를 보면 오후 3시 30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삶은 지루하고 따분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에드워즈는 영감 넘치는 설교로 수많은 사람들을 도전했고, 이마누엘 칸트는 규칙적인 습관 속에서도 사람들과 교제하고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친절하고 싹싹했다지요. 칸트에게 있어서 일정한 규칙성은 하나의 도덕적 원칙이었던 것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은 자신에게 반복은 일종의 최면으로 더 심원한 정신 상태에 이르게 한다고 고백했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데일리 리추얼도 흥미롭네요. 새벽이면 일어나 아침 11시까지 두문불출하고 글쓰기에 열중하고 그 뒤 옥상 욕조에서 얼음처럼 찬물로 샤워하고 말 털장갑으로 몸을 문질렀답니다.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이발사를 찾아가 수염을 깔끔히 다듬었습니다. 윌러엄 포크너는 영혼이 자신을 감동시킬 때 글을 쓰는데, 영혼은 매일 나를 감동시킨다고 했답니다. 빈센트 반 고흐는 하루 종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광기에 사로잡혀 그림을 그리고 파김치가 되어 일찌감치 꿈나라에 떨어졌다지요. 세상에나!
이 책에서 소개된 사람들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위대한 작가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위대한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위대한 음악가는 곡을 쓰거나 연주하는 것에 대해 거의 정신병적인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강박관념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데일리 리추얼이 생겨났습니다.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일리 리추얼은 한 사람의 인생의 특징을 보여주지만, 그 데일리 리추얼을 형성한 것은 한 사람의 재능과 사명입니다. 처음에는 이 책에서 유명한 사람들의 데일리 리추얼 중 내가 따라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았지만,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나는 도대체 무슨 일에 가슴이 뛰는지 나의 재능과 사명에 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