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3 : 학문이 끝나는 곳에 도가 있다 노자, 도덕경 시리즈 3
차경남 지음 / 글라이더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차경남 변호사가 노자의 <도덕경> 51장~81장을 해설한 것입니다. <도덕경>은 학문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도(道)’입니다. 학문은 인간의 머리로 세우는 세계라면, ‘도’는 오히려 그 모든 것을 비우고 떨어내는 순수의 세계입니다(p. 6). 그렇다고 <도덕경>을 이해하기 위해 논리와 이론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을 뛰어 넘는 것이어야 하겠죠. 그래서 “학(學)이 끝나는 곳에 도(道)가 시작된다”(p. 7)는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지식과 달리 지혜는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에 도약(跳躍)하여 스스로 깨우쳐야 하는 것(自覺)입니다.

  제3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노자의 ‘도(道)와 무위(無爲)’ 사상이 편안한 상황에서 그저 유유자적하면서 생각해 낸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인간 세상의 환난과 불행을 깊이 통찰하면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도둑질한 영화”를 말하는 53장의 시(詩)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pp. 32~33). 차 변호사는 이를 재치있게 표현합니다. “노자의 무위의 철학은 그 발원지가 하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땅이다!”(p. 39). 사실 <도덕경>은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관과는 달리 현실에 대해 많은 것들을 말합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治大國 若烹小鮮)”(p. 99).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있어서도 ‘무위(無爲)’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위’란 단지 아무 것도 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우주의 근본이치인 ‘도(道)’를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를 따르는 삶은 물처럼 흘러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자가 물을 좋아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인위(人爲)와 조작(造作)을 버리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합니다. 내가 적어놓고도 멋있어 보이는데요. 그러나 차 변호사가 지적했듯, 물의 덕을 머리로 이해하기는 쉽지만 몸으로 체득하기는 어렵습니다(p. 237). 그것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존재 양식이니까요! 다시, 1권의 책 제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진리는 말하여 질 수 없다”(不言之敎)!

  차 변호사 덕에 <도덕경>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도덕경>에 대한 해설서를 처음으로 대했지만, 이 책보다 더 쉽고 깊이 있는 <도덕경> 해설서는 찾기 어렵겠다 싶습니다. 노자의 사상을 알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장자의 도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차경남의 <노자1, 2, 3>을 꼭 읽어 보라고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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