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 올바른 공부의 길잡이
이이 지음, 김학주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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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매우 친숙한 이름입니다. 학생시절 그의 어머니 심사임당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고, 두 분은 우리나라 지폐 오천 원과 오만 원 권의 인물이기도 하지요. 천 원권의 인물인 퇴계 이황과 함께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성리학자, 그의 주 저서인 <격몽요결(擊蒙要訣)>과 <성학집요(聖學輯要)> 등등, 학생시절 참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율곡 선생님의 책을 직접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우매함을 일깨우는(擊蒙) 중요한 비결(要訣)이라는 이름에서, 이제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정도로 추측했었습니다. 역자 김학주 교수님도 ‘올바른 공부의 길잡이’라고 번역해 놓았네요.

  그런데 입지(立志) 첫 부분부터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공부하려는 사람은 먼저 반드시 뜻을 세워야하는데, 그것은 스스로 성인(聖人)이 되겠다고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율곡 선생님이 생각한 공부는 오늘날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하는 공부가 아니라, 하늘과 땅의 이치를 깨닫고 인간답게 사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즉 인문학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10장 처세(處世)에서 오로지 벼슬자리를 위해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공부에 대해 비판적으로 말합니다. “다만 과거를 보려고 하는 사람은 흔히 이로운 일과 해가 되는 일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마음이 언제나 남과 겨루느라고 조급하여 오히려 노동을 하여 마음가짐을 해치지 않는 것만 못한 경우가 있다”(p. 221). 역자 김학주 교수님의 해설에도 있듯이, 율곡 선생님이 가르친 공부법은 거의 종교적 수양(修養)에 가깝습니다. 공자가 말했듯, 공부는 자기를 이겨내며 예의로 돌아가는 일(克己復禮)이며, 이로써 인(仁)을 이루는 일입니다. 따라서 공부하는 사람은 오로지 올바른 도에만 신경을 써야지 잡다한 물건에 정신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충고합니다. 오늘날 선비정신을 가지고 올바르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일에 모든 삶의 에너지를 쏟아 붓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 세상은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연암서가에서 나온 김학주 교수님의 역서 <격몽요결(擊蒙要訣)>은 무척 읽기 쉽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먼저 원본을 쉽게 번역하여 실고, 다음에는 빨간 글자로 음을 달아 한문 원본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역자의 해설도 빨강색으로 친절하고 자세하게 덧붙여 놓았습니다. 약간 중복되는 면이 있지만, 역자 김학주 교수님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서 격몽요결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책 맨 뒤에 있는 해설에는 책의 집필 목적, 율곡 이이의 삶에 대한 소개, <격몽요결>의 성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옵니다. 그리고 ‘율곡 이이 연보’까지 매우 세심하게 책을 만들었네요. 연암서가에서 김학주 교수님이 옮긴 <장자>, <노자>, <열자>도 도전해 보아야겠습니다. 물론 율곡 선생님이 지적하신대로, 많은 책을 보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고 성인의 책 한 권이라도 완전히 섭렵한 뒤에 또 다른 책에 도전해야겠습니다. 나름대로 인문학 공부를 꽤 많이 한 중년의 남자인 나에게 공부의 길잡이인 <격몽요결>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대학생 아들 녀석에게 이 책을 건네주려 합니다. 그 녀석, 한문을 전혀 몰라 겁부터 먹을지도 모르지만 인내를 가지고 읽으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다운 인생 공부에 뜻을 둔 이 땅의 청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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