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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선비 정신 - 쉽 없이 탐구하고, 바르게 행하여 역사를 이끌다! ㅣ 토토 생각날개 26
황근기 지음, 이선주 그림 / 토토북 / 2013년 7월
평점 :
지루한 장마 끝자락에 서울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가득합니다. 세찬 바람에 창틀에 놓인 화분의 나무 잎들이 힘겨울 정도로 흔들립니다. 그래도 화분의 식물들은 뜨거운 햇살과 후덥지근한 바람을 마음껏 즐기는 눈치입니다. 이런 토요일에 창문을 활짝 열고 책을 펼쳤습니다. <조선의 선비 정신>,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이지만 너무 재미있어 한 나절에 다 읽었습니다. 더운 바람에 목과 겨드랑이에 땀이 조금 배었지만, 마치 내가 조선시대의 선비가 된 듯합니다.
어쩜 이렇게 책을 잘 만들었지요? 이 책은 조선시대의 아홉 분의 선비를 너무나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아주 쉬운 문체로 각 선비의 청렴결백과 기개, 그 지혜와 넉넉함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일화들을 펼쳐 놓았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조선시대의 관직에 대한 친절한 설명, 그러면서도 군더더기 하나 없이 내용을 전개해 나갑니다. 그림들도 소개하는 일화와 선비의 성품을 너무도 잘 표현해 줍니다. 그리고 ‘우리가 본받아야 할 선비 정신 - 선비와 함께 역사 알기’도 매우 유용했습니다. 자상하고 친절하면서도 장황하지 않은 설명은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교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선비 정신, 즉 배움과 실천을 통해 자신의 인격을 완성하고 사회를 올바르게 세워나가는 것이야 말로 지금 이 사회의 지도자들이 배워야 할 것입니다. 신문 지상에 연일 오르내리는 공직자의 뇌물 수수와 비리, 재벌들의 탈세와 탐욕스런 모습들을 보면서, 다음 시대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에게 <조선의 선비 정신>을 꼭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백리 김덕함, 낮은 벼슬이지만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던 사관 민인생과 결제를 받기 위해 대감의 바둑판을 엎어버린 아전 김수팽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황희 정승과 최익현 대감의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흥미롭네요. 법에 맞지 않게 건축을 하는 왕자에게 호통을 친 한성부의 법관 홍흥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인물입니다. 퇴임후 거할 사택 문제로 시끄러웠던 전직 대통령과 그 가족이 홍흥 이야기를 읽으면 뜨끔하겠는데요. 인종에 대한 절개를 지킨 백인걸과 단종에 대한 절개를 지킨 사육신 중 한 분인 박팽년은 오늘날 철새 정치인들에게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 쉰 아홉 살에 과거에 급제한 선비 김득신은 비록 깨우침은 늦지만 책을 통해 배운 것을 반드시 행동으로 옮기는 진정한 선비였습니다.
이 책이 무척 재미있어서, 조선시대의 선비에 관한 책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오! 읽을 만한 책들이 꽤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선비의 도리”(p. 159)라고 말했던 김득신을 본받아 열심히 독서하고 치열하게 생각하고 배운 대로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청렴, 검소, 정직, 충직, 성실, 지혜롭고 넉넉한 인품이야 말로 진정 가치 있는 삶을 살게 하는 바탕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