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추억의 팝송 120 - 팝송으로 배우는 영어 & 원문 해설
백건.장시왕 지음 / 미성문화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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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학창 시절의 추억을 마구마구 자극합니다. 장장 120곡이 수록된 CD를 컴퓨터에 넣고는 한 달 가까이 날마다 듣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고전 팝송을 다 수록해 놓은 듯합니다. 사무실에서 창 너머 부하직원들이 보는 것 같아서 이어폰을 끼고 듣고 있습니다. 가끔 신기하다는 듯 힐끔힐끔 쳐다보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흥얼거리며 자주 옛 추억에 빠져봅니다.

  대학시절 MT에서 자주 듣던 Patti Page의 <Tennessee Waltz>, <I Went To A Your Wedding>, <Changing Partners>를 따라 불러봅니다. 그 시절 포크 댄스(folk dance)는 MT에서 빠질 수 없는 순서였지요. 마음에 끌리는 여학생과 짝을 이룰 때는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고 무심한 척 발을 맞추었습니다. 그 땐 참 순진했는데… MT의 분위기는 한참 무르익어가고 우리는 밤새 통기타를 두드리며 노래를 참 많이도 불렀습니다. Paul Anka의 <Crazy Love>는 약간은 염세적인 제 친구가 좋아했었죠. 그의 또 다른 곡들 <Papa>, <You Are My Destiny>도 유명했습니다. 조금은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인 나는 The Brothers Four의 노래들을 좋아했습니다. <Green Fields>, <Seven Daffodils>, <Try To Remember>, <500miles>, 등, 그들의 화음은 매우 사색적이고 왠지 모를 멜랑콜리(melancholy)에 빠지게 합니다. 이 책에는 Nana Mouskouri가 부른 <Try To Remember>가 실려 있네요. 그녀의 목소리도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Over and Over>, <Only Love> 등. 이렇게 한 곡을 들으면 또 다른 곡이나 가수가 떠올라 나는 어느새 옛날로 돌아갑니다.

  이 책에 어떤 곡은 영화의 OST로 사용되었다는 소개도 있고, 노래말 해석도 오타가 간혹 보이지만 그런대로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말 발음은 없는 것이 좋았을 듯하고, 대신 곡이나 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상세히 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노래 제목이나 가수 이름 혹은 첫 가사를 알파벳순으로 정리해서 부록으로 색인(index)을 실어 놓았으면, 애창곡을 듣는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120곡을 한 장의 CD에 담다 보니, 선곡해서 듣는데 시간이 걸리고, 가끔 버벅거리기도 하는군요. 차라리 6장의 CD 선집으로 만들고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곡이나 가수의 에피소드를 기록했으면, 책이나 CD를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겁니다. 어쨌든 「맛있는 추억의 팝송 120」덕분에 즐거운 학창 시절 여행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손에 놓았던 통기타를 꺼내보아야겠습니다. 통기타가 있는 아들 녀석의 방을 기웃거리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괜히 미소를 지어봅니다. 아들 녀석은 기타와 트럼펫을 잘하고, 피아노도 수준급입니다. 게다가 드럼까지 꽤 칩니다. 음악 전공이거든요. 그 녀석이 부러운가 보니, 제가 한참을 청춘으로 돌아가 있었네요. 이 책, 제목처럼 ‘맛있는 추억의 팝송’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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