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프라이버시와 감시, 자유냐 안전이냐?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17
캐스 센커 지음, 이주만 옮김, 홍성수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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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1 테레사건 이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공항출입국 심사와 보안이 강화되면서, 한편에서는 인권침해에 대한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 오늘날 범죄 예방과 범죄자 색출을 위해 길거리와 공공건물에 CCTV가 수없이 많이 설치되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한 사람의 행동반경을 얼마든지 추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대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Big Brother)’가 떠올랐습니다. 아주 오래 전 조지 오웰의 책을 읽으면서 철저히 사회를 통제하는 공산주의의 모습을 생각했었죠. 이 책에 따르면, 이런 감시와 통제의 사회에서 특히 어린 아이들이 빅 브라더의 충실한 스파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조지 오웰이 묘사한 통제받는 사회는 공산주의가 아니라 실상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이네요. 사람들의 말과 행동 모두가 빠짐없이 탐지되는 사회라면,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까요? CCTV만이 아닙니다. 인터넷 댓글의 IP주소를 추적해서 그 글의 출처를 알아낼 수 있고, 스마트폰의 어플로 스마트 폰 사용자의 위치를 실시간 검색할 수 있고, 멤버십 카드와 인터넷 구매 등을 통해 한 사람의 소비 행태가지 낱낱이 파악되어 기업이 고객을 통제하고 이용하기 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무시무시한 일들에 어느새 무감각해져 버렸습니다. 이제 어떤 ‘빅 브라더’가 등장해서 우리를 이용하고 통제하려 마음만 먹으로 언제든지 할 수 있겠다 생각하니 소름이 끼칩니다.

  이 책 「프라이버시와 감시」는 출판사 ‘내인생의책’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펴낸 세더잘(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시리즈 17번째 책입니다. 이 전에 11번 시리즈「사형제도」를 읽으면서, 사형제도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켜나가는데 유익한지에 관해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프라이버시와 감시」도 저에게 큰 도움을 주네요. 먼저 이 책은 유럽인권조약(Eropean Convention on Human Rights) 제 8조를 알려줍니다. “모든 사람은 개인 정보, 통신, 주거 공간에 대해서 프라이버시를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p. 13). 하지만 공공의 안전과 범죄 예방부터 마케팅과 같은 상업적 동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감시가 행해지고 있죠. 프라이버시와 감사의 충돌이 어떤 사회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이 책은 논리적으로 잘 배열하고 설명합니다. 인터넷 이용과 프라이버시, 학교, 직장, 대중매체에서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우리는 이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범죄 예방 목적으로 한 CCTV 설치. 프로파일링 수사, 도청과 인터넷 감시,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에 대해서도 좀 더 신중해야 합니다. 앞으로 신기술은 더욱 발전하고 사람들은 기술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리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이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개성있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해친다면 오히려 단호히 거부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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