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변화한다 - 모옌 자전에세이
모옌 지음, 문현선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모두 변화한다>는 2012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모옌의 자서전적 에세이입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라기보다 <모두 변화한다>라는 제목에 끌려 단숨에 읽게 된 책이죠. 잔잔하게 물결 흐르듯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변화무쌍한 인생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보너스로 중국의 사회, 경제의 변화도 느끼게 합니다.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자다운 필력입니다. 사실 모옌은 지난 30년 간의 중국에서 일어난 변화와 관련된 글을 써달라는 인도의 출판사 편집인의 원고청탁을 받았지만 너무 광범위해서 거절했답니다. 그러다 또다시 작가 마음 가는대로 아무것이라도 써달라는 부탁에 쓰게 된 작품이 이 에세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밝혔듯 ‘무엇을 쓰든 내 마음대로’ 쓸 수 없었고, 결국 이 자전적 에세이는 중국사회의 엄청난 변화 속에 예측 불허하는 개개인의 삶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문화혁명이 소용돌이치는 1969년, 그러니까 저자의 초등학교 시절을 회고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입 큰 두꺼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류선생, 여학생 루원리, 소련제 고물 승용차 가즈51을 모는 루원리의 아버지, 모옌에게 십 위안을 빌려 타지로 떠나는 친구 허즈우. 마치 어린 시절의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듯 이야기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모옌은 문화혁명이 막을 내리는 1976년 해방군에 입대합니다. 그것이 그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요. 그가 처음 베이징에 가 톈안먼(天安門) 마오 주석 기념관에서 마오 주석의 얼굴을 보고, 톈탄(天壇) 공원, 구궁(古宮), 이허위안(頤和園), 왕푸징(王府井) 거리를 구경하는 모습을 읽으면서, 중국을 떠올려 봅니다. 나도 십오년 전에 중국을 방문하고 작년에 또 다시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 엄청난 변화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최고의 작가의 반열에 오른 모옌, 그 주위 사람들, 중국 사회 모두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마지막 루원리가 모옌을 찾아와 딸의 입상을 부탁하는 장면은 삶의 애수(哀愁)를 불러일으킵니다.

  나의 삶을 돌아봅니다. 초등학교 시절 서울 시내에 들어와 화신 백화점, 신신백화점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었죠. 참 촌스러웠는데... 대학교 시절 우리 또래의 사람들이 다 경험했듯, 유신 정권 시절의 통행금지, 장발 단속, 교련과 학도호국단 훈련 등, 많이도 구속받으며 살았습니다. 사회는 정신없이 돌아가고 하루가 다르게 변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네 삶도 상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모옌의 말처럼, 정말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변합니다. 희망과 절망 사이를 수없이 오가며 우리는 그렇게 인생을 살아냅니다. “세월(이 책의 마지막 목차), 아! 세월”하고 신음이 나옵니다. 살아온 삶에 대해 자부심과 동시에 애잔함을 느낍니다. 갑자기 영화 <붉은 수수밭>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릅니다. 여주인공 추알은 일본군의 기관총에 죽고, 수수밭은 온통 화염에 쌓여 핏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대지 위에 우뚝 선 추알의 남편과 아들 머리 위로 붉은 태양이 이글거립니다. 삶이란 이런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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