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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고전강독 4 -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희망의 정치를 묻다 ㅣ 공병호의 고전강독 4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2년 11월
평점 :
올해 여름 공병호 박사의 「고전강독3」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텍스트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묻고, 행복을 위한 삶의 철학과 실천적인 지혜를 흥미롭게 제시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책 일부를 소개하고 그것을 현대적인 예를 들어 해설하는 방식이 참 마음에 들었고, 저는 책의 내용에 푹 빠졌습니다. 이제 공 박사의 「고전강독4」로 한 해를 마감하는군요. 전자가 개인의 행복을 말하는 ‘미시(micro) 행복학’이라면 후자는 공동체적 행복을 말하는 ‘거시(macro) 행복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처럼 인간이 사회적(정치적) 존재라면, 국가(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행복을 추구할 것입니다. 이런 공동체적 행복을 누리지 못하면 개인의 행복도 누리기 힘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치가 시민의 행복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요!
공병호 박사가 지적했듯이 훌륭한 국가를 만들어내려면 세 가지 요소가 잘 갖추어져야 합니다. 그것은 성숙한 시민 의식, 잘 짜인 훌륭한 정체(정치제도), 헌신적인 지도자들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정치 지도자를 뽑은 것일까요? 대선 후보자들은 권력을 거머쥐기 위해 포플리즘적(populistic) 정책들을 쏟아놓지는 않았는지요? 대한민국 국민들은 얼마나 성숙해서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조금이라도 탈피해 객관적으로 후보자들의 공약을 살펴보았는지요? 과연 대통령 한 명이 바뀐다고 정치가 쉽게 바뀔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번 대통령 당선자는 훌륭한 정체를 확립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 이 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보편적 복지나 경제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을 훌륭한 국가로 만드는 밑거름이 될까요, 아니면 대한민국을 추락시킬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국가의 궁극적인 목적을 “훌륭한 삶”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국가의 목적은 시민들이 저마다 탁월성을 발휘하게 만드는 것이며, 또한 시민들이 훌륭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p. 177). 공 박사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기초로 훌륭한 국가의 열 가지 측면을 재조명합니다(pp. 324~325). 그 중에서 마지막 열 번째는 “훌륭한 국가는 시민의 생각이 훌륭한 국가”입니다. 훌륭한 국가가 훌륭한 시민을 만들고, 훌륭한 시민이 훌륭한 국가를 만드니, 이거 완전히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인데요?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훌륭한 시민을 만들어 내는 교육에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도 그의 「정치학」7권(훌륭한 국가의 교육 원리)과 8권(젊은이를 위한 공교육)에서 교육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공병호의 「고전강독4」의 마지막 장인 6장의 타이틀도 ‘올바른 시민 교육에 국가의 내일이 있다’입니다.
정말 제대로 된 시민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인문학이 홀대받고 있습니다. 현재의 지도자들이 올바른 시민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시민들 스스로가 더 현명해져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이 훌륭한 국가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일은 단순히 좋은 정치 지도자를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 배우고 깨우쳐야 합니다. 이제 시민들은 입시와 취직, 경제적 이득만을 위해 공부와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스스로 훈련해야 합니다. 그것이 개인을 행복하게 하고,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일에 일조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훌륭한 국가와 시민의 역할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이런 책들이 많이 읽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