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읽는 폭력의 기원
존 도커 지음, 신예경 옮김 / 알마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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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류의 역사는 폭력과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폭력의 기원을 찾는 문제는 인간의 본질, 역사의 본질을 찾는 일이기도 합니다. 인문학자인 존 도커는 인류역사 속에서 ‘제노사이드’를 연구했습니다. 라파엘 렘킨(R. Lemkin)의 정의(定義)에 따르면, ‘제노사이드’란 “한 집단의 생명을 지탱하는 필수 기반을 무너뜨리기 위해 치밀한 계획 아래 자행되는 여러 가지 행동”(p. 37)을 뜻합니다. 이런 폭력과 제노사이드는 인류 역사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행동의 고유 특성이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입니다.

  저자는 이것을 증명하기 위해 영장류인 침팬지 사회에서도 제노사이드를 발견할 수 있음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묻는 듯합니다. 인류는 진화하면서 폭력성을 잠재우고 좋은 방향으로 진보했습니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고대 그리스의 끔찍한 전쟁의 역사 속에서, 플라톤과 키케로의 <국가론>에서, 성경의 <출애굽기> <여호수아> <사사기>에서, 로마 제국주의 역사에서, 근대 식민지개척의 역사에서, 그리고 홀로코스트(2차 세계대전 중 발생할 유대인 대학살)에서, 아니 인류 역사 내내 폭력과 제노사이드는 항상 발생한 것입니다. 이로 보건대 폭력과 제노사이드는 인간 본성으로부터 기원한 것이 분명합니다.

  인류 문명이 발전하고 있다고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폭력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본성은 종교에 의해 정화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체신학, 피해자학, 선민의식 등으로 정당화되곤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집트에서 노예로 구속, 박해, 고통을 경험했는데, 자신들이 신의 선택을 받은 민족으로 가나안 땅에 가서 자신들이 경험한 그대로 폭력, 정복, 파괴행위를 일삼고 그것을 신의 뜻으로 받아들임으로 정당화시켰습니다. 이 폭력적인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박해하고 그 땅에서 몰아내려 합니다. 오늘날, 중국이 동북아공정을 통해 소수민족의 역사를 말살하고 소수민족을 박해하는 일들, 여러 나라들이 영토를 놓고 분쟁하고 전쟁을 벌이는 일,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종족 분쟁과 말살 정책, 기독교인들에 대한 무슬림들의 증오와 테러, 무슬림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박해, 등 지금도 인류 역사는 폭력과 제노사이드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아! 과연 인류는 폭력과 제노사이드로 점철된 슬픈 역사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요?

  저자는 마무리 글에서 이런 희망을 제시합니다. 간디의 비폭력 개념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간디가 말하는 비폭력은 생활방식, 정신과 존재의 양식, 일종의 영혼 주입, 교약, 도덕적 반성 양식과 동일”(p. 311)하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어쩌면 인류 역사는 폭력을 끝내고 싶은 심오하고 지속적인 욕구”(p. 313)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류는 폭력의 본성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인간 스스로가 삶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 인류 역사와 미래에 관심이 있는 자들에게 큰 도전을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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