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The Death Penalty)는 사회 질서와 정의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일까요, 아니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한 채 공권력에 의한 집행되는 합법적 살인에 불과한 것일까요?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사형제도에 관해 특별한 관심도 없었고, 파렴치한 범죄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사형제도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사형제도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판사 ‘내인생의책’은 청소년들이 세상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균형잡힌 생각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세더잘(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시리즈를 기획했고, 그 안에 이 책, 「사형제도, 과연 필요한가」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제가 느끼기에 이 책의 저자는 사형제도 반대 입장에 있는 듯합니다.
사형제도의 폐지 운동은 18세기 계몽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인권 개념이 생겨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사형제도 반대론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가 개인의 생명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무엇보다도 사형 집행 뒤에 사형선고 과정에서 오심이 있었음이 드러나도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또 사형이 아무리 인간적으로 집행이 되더라도 잔인하고 고통스러울 뿐이라는 것입니다. 또 사형이 언도되는 것을 보면 상당히 독단적이고 인종차별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형제도는 범죄 억압 효과도 없고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도 없습니다.
한편, 사형제도 찬성론자들은 사형제도의 유지가 사회 정의를 세우고 국민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DNA 검사 등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사형당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형 선고의 불평등은 일반적인 사회적 문제이지 법적인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찬성론자들과 반대론자의 주장이 모두 설득력이 있네요. 하지만 현재 유럽 연합(EU)은 모두 사형제도를 폐지하였고, 우리나라도 형법으로는 여전히 사형을 법정 최고형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15년간 한번도 사형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 폐지국이 되었습니다. 이 책 뒤에 실려있는 헌법 제 10조, 11조, 제 37조 2항, 그리고 세계인권선언에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고, 모든 개인의 생명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군요. 그런데 인간의 생명을 빼앗은 살인자의 생명도 존중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것이 생명 존중 사상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일까요? 이런 질문이 떠오르지만, 이제 저는 조금은 사형제도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네요. 유익한 독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