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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을 파는 사람 - 배고픔과 목마름의 끝없는 갈구
이어령 지음 / 두란노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인상깊은 구절
상상력을 가진 사람은 신을 믿게 되고 신의 존재, 즉 창조자로서의 힘을 결국 인정하게 된다.
저자 이어령 교수는 뒤늦은 나이에 딸의 믿음의 모습을 보고 신앙의 세계로 들어왔습니다. 그의 책, 「지성에서 영성으로」, 그리고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를 읽으면서, 나의 믿음과 삶을 새롭게 평가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지성을 포기해야 영성의 세계로 들어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영성의 세계로 들어옴으로써 지성이 더 성숙하고 온전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글은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이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그것은 이 책, 「우물을 파는 사람」에도 여지없이 들어납니다. 그는 신학자들이 보지 못한 색다른 아니 창조적 관점에서 성경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창조적인 발상은 아주 간단하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창조란 굳이 무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낯설게 하는 것이다”(p. 24).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매순간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p. 25).
그는 상상의 우물에서 퍼올린 것들을 언어의 저울로 달아 창조적인 이야기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노아는 구원받은 행복자가 아니라 인류 가운데 가장 큰 고통을 겪은 불행한 의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신이 창조물을 만든 것을 후회하고 있을 때 노아는 그 배가 좁은 것을, 아니 배를 만든 것을 후회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차라리 죽은 자들은, 침몰한 자들은 홍수의 의미를 모를 것입니다. 단조한 빗발 속에서 죽어가는 생명의 아픔을 모를 것입니다. 하지만 목격자로서 노아의 고통과 슬픔은 얼마나 컸겠습니까? 아! 이런 식으로 노아의 이야기를 생각해 볼 수 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 책에는 신앙의 주제들과 관련해 깊이 있는 아포리즘이 많이 나옵니다.
“회개의 눈물을 흘리고 난 후라야 묻혀 있던 본성이 돌아온다. 눈물은 영혼의 무지개다”(p. 103).
"광야의 시간이 없으면 기복신앙으로 빠지게 된다“(p. 242).
“능률주의, 시장주의, 진화론의 적자생존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곳, 그곳이 바로 성경의 세계다. 성경은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다”(p. 292).
이 책 마지막 글(p. 308)이 작가가 현재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가 질 무렵 포도원에 왔지만 주인으로부터 똑같은 하루 품삯을 받은 자처럼, 그는 뒤늦게 믿음의 세계로 들어와 앞장서는 횡재를 했다고 감사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진 저자에게 하나님은 분명 넉넉한 은혜를 부어주실 것입니다. 나도 하나님의 넉넉한 은혜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는지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