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한비자 법法 술術로 세상을 논하다 만화로 재미있게 읽는 고전 지혜 시리즈 1
조득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만화로 된 책은 왠지 가볍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한비자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나는 한비자에 대해 조금 알아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의 깊이가 있어서 많은 것들을 새롭게 배웠습니다. 인터넷 백과사전을 들춰보니, 「한비자(韓非子)」는 55편 20책에 이르는 대작으로, 한비가 죽은 후 지금의 형태로 정리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방대한 책의 구성은 한비가 직접 저술한 <오두(吳蠹)>, <고분(孤憤)>, 한비 일파의 토론으로 추정되는 책들, 그리고 한비학파가 전한 설화 <십과(十過)>, <설림(設林)>, <내외저설(內外儲設)> 등, 한비 후학들의 정론(政論) 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자 조득필 교수는 이 방대한 책에서 유익한 글들을 발췌하고 그 내용을 그림으로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먼저 각 책에 관한 간략한 소개를 합니다. 예를 들어, <십과편(十過篇)>은 이렇게 소개합니다. “사람에게는 갖가지 잘못이 있지만 오래된 습관이 아니면 대개의 경우 바로 잡을 수 있다. 무서운 것은 그 잘못을 스스로 모르고 있는 일이다. … 임금이 몸을 망치고 나라를 잃게 되는 잘못에 열 가지가 있음을 각각 그 실례를 들어 훈계하고 있다.”(p. 10). <고분편(孤憤篇)>의 소개는 이렇습니다. “진실을 아는 사람은 언제나 외롭다 … 그의 진실이란 법과 술에 의한 정치다 … ‘고분’이란 두 글자 속에는 한비의 생애가 깃들어 있다.”(p. 65). 와, 감탄이 나옵니다. 몇 문장으로 각 책의 본질을 이렇게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다니!

  중간 중간 나오는 ‘역사 오버랩’이나 ‘고훈의 교훈’등은 역사와 실생활과 관련해 많은 것을 생각하도록 자극합니다. 그리고 한 책의 내용 설명이 끝나면 뒤에 각 책의 ‘평설’도 담고 있는데, 설명이 매우 쉬우면서도 핵심을 정확히 보여줍니다. “내저설 평설“은 이렇습니다. ”한비는 법보다는 술을 구체적이고도 상세하게 보여 주고 있다. … 전체적으로는 한비의 냉철한 현실 비판을 볼 수 있다. 인간관계는 어디까지나 타산적 욕망으로 맺어져 있다고 보는 한비가, 지배자의 입장에서 서서 어떻게 신하들을 자기의 뜻대로 조종하는지, 그 기술을 가르치는 실례집(實例集)이다“(p. 167).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 마지막에 있는 <한비의 출생과 사상> 부분에서 많은 유익을 얻었습니다. 한비(韓非)는 왜 냉혹한 정치철학, ‘법(法)과 술(術)‘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는지, 그의 삶을 들여다보니 이해가 갑니다. 순자(荀子)의 제자로, 인간의 성악설(性惡說)을 받아들인 그는 신하는 당연히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임금은 공(功)이 있는 자에게는 상(賞)을, 과(過)가 있는 자에게는 벌(罰)을 내림으로 나라의 질서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한비는 한나라 임금에게 부국강병(富國强兵)의 길은 법술의 적용이라고 힘주어 말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그의 글을 감탄해하는 진시황에게 들어갑니다. 하지만 과거 순자의 문하에서 함께 수학한 이사(李斯)의 간계로 죽고 맙니다.

  조득필 교수가 일반대중에게 고전들을 재미있게 가르치려고 ‘만화 고전 지혜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다니, 기대가 됩니다. 이 책이 시리즈 첫 번째 책이라니, 다음 책이 기대됩니다. 책표지 날개에라도 시리즈 광고를 하면, 궁금증이 해소되었을 텐데 … 신비주의 마케팅 전략인가요? 이 시리즈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