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알기 쉽게 풀어낸 말의 심리
박소진 지음 / 학지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인간은 누구나 말하면서 삽니다. 인간관계에서 말처럼 소중한 것이 또 있겠습니까? 나의 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리고 나는 왜 말로 인해 후회하고, 고통당하거나 고통을 주는 것일까요? 이 책의 제목,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는 참 자극적입니다. 자극적인 제목과 ‘심리학자와 언어 전문가가 알기 쉽게 풀어낸 말의 심리’라는 부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언어심리에 관한 글이라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참 쉽고 재미있게 풀어갑니다. 그게 이 책의 최고의 미덕이지 싶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자극적인 책 제목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대수를 15년 동안 감금하도록 한 우진, 그는 대수를 감금하도록 한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오대수는, 말이 너무 많습니다.” 여기서 말이 많다는 것은 수다를 떤다는 뜻이 아니라, ‘해서는 안 될 말을 발설했다’는 뜻입니다. 옳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해서는 안 될 말들’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모릅니다. 대수가 우진이의 친누이와의 사랑을 발설했기 때문에, 우진의 누이는 자살을 하고, 우진은 오대수에게 복수를 다짐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진은 오대수가 친딸을 사랑하게 상황을 설정하고 그것으로 오대수에게 복수를 합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보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올드보이>가 더 실감나게 다가왔습니다. “자갈돌이나 바윗돌이나 물속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예요.”(p. 53). 내가 대수롭지 않게 내뱉는 말에 마음의 깊은 상처를 받는 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요.

   ‘3부, 분석과 공감’에 소개된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도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준세이와 아오이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연인이었지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로 이별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상대를 사랑합니다. 둘은 서른살이 되는 날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을 같이 올라가자는 약속을 기억하며 그곳에서 극적으로 만납니다. 사실, 두 사람은 중간에도 만났었지만, 서로의 감정을 숨기고 냉정함을 유지합니다. 이유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였죠. 두 사람, 서로에 대한 열정은 가슴에 숨기고, 서로 냉정하게 말했습니다. 입으로는 거짓을 말했지만 몸은 진실을 잊지 않고, 두 사람은 두오모 성당에서 서로 조우합니다.

 

   아, 우리는 얼마나 서로 오해하고 진실한 마음을 나누지 못하며 사는지요. 어디까지 마음의 진실을 말하고, 어디까지 숨겨야 하는지 칼로 무 베듯 정확히 말할 수는 없겠지요. 갈수록 따뜻한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시대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공감과 소통이 필요한데,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의 언어생활을 반성해봅니다. 결국 진실과 정직, 사랑과 소통, 공감과 넉넉한 마음이 중요하겠죠. 이 책은 심리학의 문외한인 저 같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유익을 동시에 줍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심리학책이라 할 수 있죠.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