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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클리닉 - 목적을 달성하는 결정적 한 방
임승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글치 공학도였던 저자 임승수, 그가 재미있고 유용한 인문사회분야의 책들을 내더니, 드디어 ‘글쓰기 클리닉’을 하겠다고 들이댔다. 책 제목도 <글쓰기 클리닉>이다. 자기 같은 사람이 왜 문학가나 학자보다 글쓰기 클리닉에 더 제격인지를 재미있는 예를 들어 설명한다. 스타선수는 평범한 선수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좋은 감독이 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호나우도: 축구에서 제일 쉬운 게 골 넣는 거야. 골문이 보이면 그냥 차. 그럼 들어가잖아?
선수들: 의욕을 상실했다.
마라도나: 한 발로도 다섯 명을 제치는데 두 발로 하는데도 그게 어려워?
선수들: 의욕을 상실했다.“(p. 9).
하하! 이런 식이다. 그가 의도한대로 이 책은 ‘실용적’이고 재미까지 있다. 군더더기가 없으면서도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그는 이 책의 예상 독자들을 배려하며 글을 썼다. 글쓰기가 부담스러운데 그나마 용기를 내서 읽은 책마저 지루하다면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하고 스스로 반문한다.
1장은 글쓰기의 기본 개념을 재미있게 가르치고 있다. 우선, 우리가 글쓰기를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글쓰기를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을 실천에 옮기라는 것이다. 대학생이라면 리포트를 제출하지 않아도 좋다. 단 모든 과목의 F학점을 각오해야 한다. 회사원이라면 업무보고서 제출하지 않아도 좋다. 단 직장을 잃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유산으로 살아가야 한다. 물려받은 유산이 없다고? 그래도 무엇보다 글쓰기가 두렵지 않은가! 그러니 그 정도는 참을 수밖에 없다(p. 16).
저자는 마치 사람을 앞에 놓고 청중의 관심을 끄는 재미있는 예화와 화법으로 강의하는 명강사 같다. 이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학자연하지 않는다. 멋진 문장을 남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핵심은 콕 찔러주는 재치가 돋보인다.
“학생: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요?
글쓰기 선생: 감동을 주는 글입니다.
학생: 저는 전자제품 매뉴얼을 써야 합니다. 감동적으로 써야 할까요?”(p. 019).
큭큭!(사전을 찾아보니, ‘쿡쿡’이란다. 그래도 나는 큭큭이 더 좋다). 좋은 글은 ‘목적’을 달성하는 글이라는 사실을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의 글이 매력적인 것은 바로 이런데 있지 싶다.
2장과 3장은 실제로 다양한 목적의 글쓰기에 대한 각론이다. ‘생활글 편’에서 독후감, 서평에 대한 명쾌한 정의가 인상적이다. 책은 저자가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라면, 서평은 저자가 건넨 말에 대답하는 것이다(p. 128). 그저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좋다, 나쁘다’ 라고만 말하면 좋은 서평이 아니다. 그것은 온갖 정성을 들여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털어 놓은 저자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4장에서는 '문장 강화 TIP'을 제공한다. 대부분 글쓰기 책에도 나와 있는, 그러나 그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을 정리해 놓았다. 글은 쉬워야 하며, 짧은 문장이 바람직하다. 주어와 술어를 일치시키고, 되도록이면 능동태로 쓰라, 중복을 피하고 지시어를 남발하지 말라, 단락과 접속사의 사용에 관해, 등.
이 책, 글쓰기 클리닉 맞다! 가려운 부분을 적절히 긁어준다. 글쓰기에 대한 생각의 부족을 적절히 메꾸어준다. 글쓰기의 대수술은 아니지만, 군더더기 많고 지루하고 초점을 잃은 글쓰기를 치료하는 책이다. 매일 글을 쓰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글쓰기 공부가 아니라 글쓰기 치료가 필요하다면, 이 책이 제격이다. 페이퍼를 작성해야 하는 학생들, 업무 보고를 작성해야 하는 직장인들, 책을 읽고 서평이나 독후감을 남기고 싶은 분들, 가치있는 일기를 쓰고 싶은 분들, 그러다 보니 모두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정리한 ‘글쓰기 7계명(p. 53)을 적어본다. 나를 비롯해 좋은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모든 이에게 유익하기를 바라며 …
- 좋은 글이란 목적을 달성하는 글이다.
- 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다.
- 글의 재료는 경험이다.
- 긴 글은 설계도가 필요하다.
- 감동은 세부적인 묘사에서 나온다.
- 완벽주의는 독이.
- 글은 곧 삶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