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락 - 즐기고(樂), 배우고(學), 통(通)하다
윤승일 지음 / 중앙위즈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정치나 제계 지도자들은 새해가 되거나 업무를 시작할 때 사자성어(四字成語)로 된 말들을 내어 놓는다. 작년인지 재작년인지 청와대에서는 일기가성(一氣呵成)을 신년화두로 내세웠다. ‘일을 단숨에 몰아쳐 해낸다’는 뜻이다. 그래서 FTA를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처리했는가? 반대로 어떤 단체에서는 민귀군경(民貴君輕)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라고 뜻이다. 나는 지금 FTA의 좋고 나쁨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자성어를 내거는 것은 그 사람, 혹은 그 단체의 정신과 성격을 잘 드러내곤 한다.  

<고전락(古典樂)>은 <공자>, <맹자>, <사기>, <한비자>, <삼국지> 등 수많은 중국 고전들의 이야기에서 만들어진 사자성어들을 유쾌하게 풀어서 내어놓고 있다. 저자는 한자성어들을 크게 네 장으로 구분했다. 제1장, 세상의 틀 밖에서 세상을 생각한다. 제2장, 남들과 다르게, 거꾸로 보는 지혜. 제3장, 모든 것의 중심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라. 제4장, 기억하라, 시작하는 그대는 아름답다.  

재미있는 사자성어중 하나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이다. 저자는 당서(唐書)에 나오는 이야기를 인용한다. 시선 이백(李白)이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이정도면 되겠지’하고 내러오다, 노파가 개울가에서 도끼를 바위에 문지르는 것을 보았다.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노파는 바늘을 만들고 있다고 대답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일(磨斧作針)도 중도에 그만두지 않으면 언젠가는 된다는 말에 이백은 도전받아 다시 산으로 올라갔단다. 오늘날에는 이 노파를 만나면 어리석고 미쳤다고 하지 않을까? 조금은 시대착오적인 고사(古事)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차라리 옥들을 자르고 갈고 다듬어 빛을 낸다’는 표현, 절차탁마(切磋琢磨)가 더 와 닿는다. 그래도 마부작침(磨斧作針)이 더 재미있기는 하다. 이 책 표지에는 “베이스 치는 공자, 보컬 장자, 드럼 한비자, 키보드 사마천 … 고전의 밴드가 들려주는 가슴 후련한 지혜의 콘서트”라고 광고하고 있다. 나는 이 책에 소개되고 설명되고 있는 수많은 사자성어들이 그 정도로 아주 현대적으로 잘 해석되고 또 하모니를 잘 이루고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무척 흥미롭게 즐거운 독서였다.  

마음에 남는 사자성어들 몇 가지를 적어 본다.  

● 타면자건(唾面自乾), 다른 사람이 얼굴에 침을 뱉으면 닦아내지 않고 그것이 마를 때까지 참는 인내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 현두자고(懸頭刺股), 천장에 머리채를 묶고 송곳으로 넓적다리를 찔러가며 잠을 쫓고 지독하게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다.  

● 신언서판(身言書判), 인재가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덕목인 바른 몸가짐, 언변, 문장력, 판단력에 대해 생각해 본다.  

● 반구저기(反求諸己), 잘못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남을 탓하지 않고 언제나 자기를 성찰하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

● 종선여등(從善如登), 착한 일을 좇아 하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이 힘들지만, 마땅히 이 길을 가야 하지 않겠는가?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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