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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 내 안의 아이 치유하기
틱낫한 지음, 진우기 옮김 / 불광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베트남 출신 승려 틱낫한(Thich Nhat Hanh)은 프랑스에 불교수행공동체 플럼빌리지를 세운 분이다. 한국에서는 <화>, <기도>,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등의 책의 저자로 유명한데, 나는 이 분의 책을 처음으로 접했다. 나는 불교에 문외한이라서 불광출판사에서 나온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책으로 스스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대한불교진흥원에서 나온 <불교성전(佛敎聖典)>도 조금 읽어 보았다. 그러다 틱낫한 스님이 어려운 불교 용어를 일상 언어로 전달하고자 늘 연구하시고 강연하시는 분이라는 소개를 보고 선뜻 이 책 <화해>를 펴 들었다.
틱낫한은 이 책 1부에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아이’를 어루만지는 지혜(깨달음)을 전한다. 여기서 ‘아이’란 현대 심리학 용어를 차용한 것으로 내면의 고통, 번뇌, 두려움 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통은 언제나 어디나 존재한다. 그것을 깨닫고 인정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문제의 실마리가 풀린다. “깨어있음”이란 우리 내면에 두려움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두려움을 안아주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다섯 가지 유념하기’라는 수행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늙음, 질병, 죽음, 변화를 피할 수 없으며, 오직 내 행동만이 진정한 내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 결국 깨어있음의 수행은 나날의 삶에서 매순간 깊이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호흡과 걸음, 그리고 미소의 수행을 통해 우리는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루만져야 한다. 사실 고통이 있기에 행복도 느끼는 것이다. 고통을 통해 우리는 깨달음의 길, 자비의 길, 사랑의 길을 볼 수 있기에, 고통이 길이며 도(道)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마음 수행을 통해 우리 마음이 강물처럼 크게 되면 고통의 삶 속에서도 고통 받지 않는다. 틱낫한 스님이 소개한 부처님의 비유가 인상적이다(p. 117). 흙 한 점이 한 잔의 물에 떨어지면 그 물을 마시지 못하지만, 거대한 강물에 흙 한 점이 떨어지면 아무 상관없이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크기를 헤아릴 수 없는 네 가지 마음’ 즉 사랑하는 마음, 자비로운 마음, 기뻐하는 마음, 똑같이 대하는 마음 수행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저자의 가르침도 가슴에 남는다.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삶과 만날 수 있다는 것 … 과거는 더 이상 여기에 없다. 과거는 더 이상 삶을 담고 있지 않다. 그리고 미래는 아직 여기에 없다. 과거도 현실이 아니고 미래도 현실이 아니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수행은 지금 이 순간과 만나는 것, 우리를 지금 이 순간에 내던져 지금 이 순간 속에 탄탄히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p. 141). 이렇게 불교는 지금 순간에 초점을 두고 수행한다(p. 155).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불교가 실존주의적 색채가 굉장히 강한 유심론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이 문제인 것이다. 명상과 좌선(坐禪, sitting meditation)을 통해 세상을 꿰뚫는 지혜를 얻어 내면의 고통을 변화시키면 부처, 즉 ‘깨달은 사람, 자유인’이 된다! 스님은 이를 현대적 용어로 ‘호모 컨시어스(Homo Conscious, 깨어 있음을 지닌 인간)’이라고 말한다. 불교는 진정한 쾌락주의다. 고통 속에서 마음의 깨달음을 통해 자신과 다른 사람과 화해하고 자비심을 가지고 사랑하게 되면 삶의 큰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 2부에서는 자신 안에 있는 아이를 치유하는 일곱 가지 수행법을 소개한다. 물건치우기 명상법, 호흡 수행법, 내 안의 아이에게 귀 기울이기, 팔과 무릎과 머리로 대지와 만나기, 평화의 편지 쓰기, 새 출발하기, 감정을 밖으로 쏟아 내기 등. 이 책, <화해: 내 안의 아이 치유하기>는 삶에는 고통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 고통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제시한다. 여러 수행법들을 통해 삶의 고통, 두려움을 어루만지고 깨달음을 얻으면 마음을 넓고 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깨어있음”의 수행은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을 온전히 두는 것이다. 호흡 수행을 통해 현재 존재함을 느끼고 찰나를 즐기는 것이다. 걷기 명상을 통해 주변의 모든 것을 만끽하며 지금 이 순간 여기에 깊이 머무는 것이다. 수행을 통해 지금 행복해야 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