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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미술 ㅣ 마로니에북스 아트 오딧세이 7
스테파노 추피 지음, 하지은.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9월
평점 :
르네상스! 문예부흥운동,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전 유럽으로 퍼진 그리스로마 문화를 이상적 모델로 삼고 문화를 발전시킨 시기(14C 후반~16C). 학생시절 역사시간에 달달 외웠던 문장이 생각난다. 그 찬란한 문예부흥운동시기의 미술에 관한 책이니, 당연히 나의 흥미를 끌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의 저자 스테파노 추피는 내가 5년 전 보았던 <천년의 그림 여행>도 집필했다. 그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약 300명의 화가의 작품 800여점을 싣고 적절히 해석한 방대한 책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역사와 미술작품에 박식할 수 있을까 감탄했었다. 나는 그 책을 통해 서양미술사와 이론을 섭렵할 수 있었고, 마치 방대한 작품을 잘 정리하여 전시한 미술관을 하나 손에 얻은 듯했다. 예경 출판사에서 발행했는데, 고급 종이를 사용해서 소장가치도 높았다.
한편, 마로니에북스에서 발간한 이 책 <르네상스 미술>은 훨씬 더 흥미롭다. 천년의 역사가 아니라, 약 250년간의 미술을 다루었기에 더 깊이 있게 미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저자는 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서적을 출판했을 뿐 아니라, 여러 미술관의 전시 작업에도 참여했었는데, 그 경력이 이 책에 고스란히 배여 있다. 중세의 고딕 양식이 녹아있는 ‘궁정의 세계’를 시작으로 르네상스의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인문주의 시대와 전성기 르네상스, 그리고 발견의 시대와 매너리즘과 반종교개혁 시기까지, 각 시대의 화가들과 그 작품들을 매우 깔끔하게 정리하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명작 속으로’라는 타이틀로 책 군데군데 약 50여개의 작품을 큰 도판으로 싣고 작품을 자세히 설명해 놓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이지, 이 책 한권이면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역사책과 훌륭한 작품집을 동시에 가지는 것이다.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품도록처럼 조금 더 고급용지를 사용했으면 더 좋았으리라.
저자는 이 책에서 수백 개의 작품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성 안나와 함께 있는 성모자> 작품과 그 작품을 예비 드로잉한 것을 비교해서 함께 실은 것이 인상적이었다(pp. 224~225). 레오나르도가 얼마나 한 가지 주제에 끈질기게 연구하고 새롭게 수정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드로잉은 긴장감이 있고, 자신의 감정까지 잘 녹아있는 완벽한 예술작품이다. 이 그림에서 나는 레오나르도의 다른 작품, <최후의 만찬>를 그릴 때의 그 열정과 <모나리자>의 신비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동일 화가의 여러 작품을 비교해 놓거나, 다른 작가들의 유사한 작품들을 비교 감상하기에 좋게 배열했다. 예를 들어, 226~227페이지에는 여인의 누드 주제의 전형적인 네 개의 작품을 나열해 놓았다. 여인들은 비슷한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작가에 따라 그림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빛의 섬세한 배합으로 인물과 풍경의 관계를 섬세히 묘사한 조르조네의 <자고 있는 베누스>와는 달리, 타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베누스>는 육체의 실재감으로 생명력을 부여했다. 타치아노의 그림에는 이상화되지 않은 현실적인 형태와 선이 보인다. 한편, 쿠쟁의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 전 하와>에서는 기독교 주제와 고대의 신화를 혼합한 흥미로운 시도를 했으며, 궁정 대가의 전통을 후대에 남겼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처음 접한 작품이 있다. 야코포 틴토레토의 <최후의 만찬>이다(pp. 350~351). 그림의 구도는 원근법적인 축을 따라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는데, 두 개의 빛의 방향을 따라 절묘하게 묘사되어 있고, 특히 신비로운 천사를 등장시켜 현실의 삶과 천국의 이상 사이의 간극을 잘 전달하고 있다고 이 책의 저자 추파는 설명한다. 매우 적절한 설명이다. 매우 신비로운 그림이다. 22m × 9m의 거대한 작품이니, 베네치아의 산 조르조 마지오레 교회에 가서 직접 보고 싶다.
이 책, 르네상스 미술의 교과서 같은 책이다. 나의 서재 미술책 코너에 꽂아놓고 자주 들추어 볼 것이다. 르네상스 미술사를 공부하려는 자들이나, 당시의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 모두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