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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전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동양에서 성인(聖人)으로 추앙받는 공자(孔子)! 그러나 막상 공자의 삶이나 그의 사상을 말하려고 하면,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음을 깨닫습니다. 시라카와 시즈카의 <공자전>은 역사적 관점에서 공자를 이해하게 합니다. 그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모습과 가르침을 역사 비평적으로 해석해냅니다. <논어>는 공자가 쓴 책이 아니며, 후대에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의 모습과 가르침을 이상화한 것입니다. 따라서 공자가 살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을 살펴보면, 실제로 공자가 역사적으로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비교적 명확히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1장에서 공자를 ‘떠도는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공자는 두 번의 망명 생활을 하면서 정치적인 포부를 실현하고 싶었지만, 실패했습니다. 정치적 실패 덕분에 그는 더 근본적인 문제인 인간과 도덕의 문제에 천착(穿鑿)했습니다. 특히 ‘제3장. 공자의 자리’가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공자를 ‘체제 밖의 인간’으로 이해합니다. 공자는 정치적으로 실패한 자이기에 오히려 체제 밖에서 사회에 불평분자들과 함께 할 수 있었고, 이에 문제를 제기하며 새로운 사회 질서와 인간관계를 피력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사는 사회에서 ‘도가 행해지지 않는구나’라고 탄식하면서, 약자와 비천한 사람들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를 ‘노예 해방의 지도자’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시라카와 시즈카는 말합니다. 공자가 기득권자가 아님을 명심할 때, <학이>편에 나오는 ‘가난하면서도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라’는 그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자는 은거낙지(隱居樂志)의 경지를 추구한 것 같습니다. 그가 망명자요 정치적 실패자이기에 ‘유교’라는 반체제적 교단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이 교단이 추구한 것이 ‘권회(卷懷)의 도’입니다. “권회란 주어진 조건을 초월하는 일”(p. 242)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제4장. 유교의 비판자’ 덕분에 공자와 유교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유교는 수많은 비판을 받으면서 살아남은 사상입니다. 이 사상의 핵심에는 인(仁)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과 배려에서 나오는 인간 사랑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인(仁)을 실천하는 것이 어려우니, 쉽게 말하지 말아야 한답니다.
공자의 삶과 가르침에 대해 가볍게 알아보고자 이 책을 집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공자의 삶과 사상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접했습니다. <논어>를 차근히 읽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