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사 강의 - 10개의 강의로 스페인사 쉽게 이해하기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다테이시 히로타카 지음, 정애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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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하면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물,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 그리고 야고보 순례자 길(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이 생각납니다. 직접 가 본 것은 아니고 TV 세계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것입니다. 스페인이 자리 잡은 이베리아반도는 참으로 멀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를 접할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스페인 역사에 관해서는 로마 제국 시대에 기독교가 들어갔고, 이후 이슬람의 지배를 받다가 가톨릭 국가가 되었으며, 근대에 스페인 내전 후 프랑코 총통이 장기간 철권통치를 했다는 정도를 세계사 책을 통해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나에게 다테이시 히로타카의 <스페인사 강의>는 스페인을 좀 더 자세히 알수 있게 하는 교양 역사 강의입니다.

 

이 책은 스페인 역사의 시작부터 현재의 민주화와 자치주 국가 체제까지 열 번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9강 프랑코 독재 체제(1939~1975)’‘10강 민주화의 진전과 자치주 국가 체제(1970년대~현재)’는 스페인의 현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프랑코 독재 체제 아래서의 스페인의 모습은 박정희 유신체제 아래서의 대한민국의 모습과 중첩되는 부분이 많아 흥미로웠습니다. 프랑코 체제는 군대, 신팔랑헤(스페인 극우 정당), 가톨릭 교회를 세 축으로 이루어졌으며, 체제 이데올로기의 지주로 내셔널 가톨리시즘을 표방했습니다. 이 체제에서 학교 교실마다 프랑코 총통의 초상화, 십자가, 성모 마리아상이 의무적으로 세웠습니다. 1953년에는 교황청과 정책 협약을 새로이 체결하고 미국과 군사협정을 맺음으로 외부로부터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많이 받아 정권을 유지한 듯합니다. 그리하여 반체제 운동은 점차 힘을 잃었습니다. 1950년대 말에는 IMF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무역과 자본의 자유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3차에 걸친 경제사회 발전 프로젝트의 결과로 스페인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을 했고, 민주화 운동은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프랑코 총통이 서거하기까지 6년 사이에 프랑코 체제는 크게 흔들렸다고 합니다. 프랑코는 독재 말기를 상징하는 강압 정책을 펼쳐나갔지만, 반체제 운동은 더욱 조직화되고 발전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프랑코 사후 자유와 민주주의적 요구는 더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우리나라의 모습이 프랑코 체제 아래 스페인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해서 놀랐습니다. 학교와 관공서마다 박정희 대통령 사진이 붙어있고 반공교육을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유신체제 속에서 반체제 운동은 더 과격해졌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된 후 정권을 무력으로 탈취한 전두환 노태우 시절 대외적 조건이 좋아 경제적으로 발전했지만, 민주화를 향한 국민들의 열망은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확실히 대한민국은 스페인 역사의 전철을 밟았습니다.

 

어쨌든 이 책의 저자 다테이시 히로타카는 내셔널 히스토리(국민사학)을 비판적으로 경계하면서 사실 입각성논리 정합성에 기초해 스페인 역사를 기술하려고 했습니다. 이 책은 조금은 건조하지만 균형 잡힌 시각에서 쓰여진 스페인 역사서입니다. 스페인을 여행하기 전 스페인 문화와 역사를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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