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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인생에 답하다 - 고전에서 건져올린 삶의 지혜
한민 지음 / 청년정신 / 2024년 11월
평점 :
연말에 이 책을 읽으니, 교수신문에서 해마다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접하는 기분이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도량발호(跳梁跋扈)’다. ‘권세를 제멋대로 휘두르며 함부로 날뛴다’는 뜻이란다. 매우 시의적절한 사자성어라는 생각이 든다. 한민의 <공자가 인생에 답하다>에 나오는 첫 번째 공자의 말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화합하지만, 같기를 요구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반대어는 ‘동이불화(同而不和)’일 것이다. 지금 이 사회의 혼탁한 모습은 공자 시대와 다를 바 없다. 진영논리에 갇혀 우리 편 사람이면 잘못된 것도 옳다고 하며, 다른 편 사람이면 옳은 것도 비난한다. 여야 의원을 가릴 것 없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치인들은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이나 목소리를 내면 벌떼처럼 일어나 맹비난을 퍼붓는다. 민주주의 가장 큰 미덕은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과도 평화롭게 대화하며 서로를 인정해 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환부지인(患不知人)’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공자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화를 낼 일이 아니다. 내가 남을 알아주지 않는데, 남이 나를 알아줄까? 어찌 보면 남을 아는 것이 나 자신을 아는 길일 수도 있다. 남을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서 자신은 이해받으려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사무사(思毋邪)’와 ‘행기유치(行己有恥)’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생각에 사특함이 없게 한다’는 뜻의 사무사(思毋邪)는 이 사회의 지도자라면 마땅히 명심해야 할 가치다. 지도자의 마음이 바르지 못하고 사악하면, 그를 따르는 무리들로 인해 사회는 혼탁해진다. 반면, ‘자기 행실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행기유치(行己有恥)의 정치 지도자들이 많을 때 그 사회는 편안해진다. 어떤 정치인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도 부끄러움을 모른 채 거짓 변명으로 일관한다. 그야말로 후안무치(厚顔無恥)다.
이 책은 이백 페이지 남짓 적은 분량이지만 매우 단단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파란 페이지에 성현의 가르침을 한문 원문과 그 출처, 그리고 해석을 실었다. 곳곳에 실어놓은 흑백 사진들은 사색의 세계로 독자를 이끄는 듯하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인 듯한데, 출처와 장소를 밝혔으면 더 좋았겠다 싶다. 성현의 가르침을 따라 자신을 성찰하고 삶을 올곧게 세워가고 싶은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