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읽는 그리스도인 - 소설은 한 사람을 알게 하는데 그게 나일 수 있다
이정일 지음 / 샘솟는기쁨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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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그리스도인은 성경 읽기를 평생의 영적 과업(?)으로 여깁니다. 진지한 그리스도인은 성경 읽기에 매진하며,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신학과 철학 서적을 탐독합니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 ‘허구라는 생각이 들어서 쉽게 손이 가지 않습니다. 소설 읽는 일은 왠지 가벼운 소일거리 독서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죠. 이 책, <소설 읽는 그리스도인>은 소설에 대한 이런 편견을 여지없이 쪼개는 도끼입니다. ‘프롤로그의 타이틀부터 눈을 번쩍 뜨게 합니다. ‘사소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친구’! 팩트와 실용적 정보만 넘쳐나는 세상에서 우리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 채 표류합니다. 이때 소설은 좋은 친구가 되어 일상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독자는 이 좋은 친구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참모습과 인생의 의미를 발견합니다. ‘소설은 나의 진짜 친구라는 작가 이정일의 표현이 마음에 듭니다.

프롤로그를 읽는 것만으로도 나는 벌써 작가에게 설득되었습니다. ‘미주/참고문헌에서 저자가 언급한 책의 목록을 살펴봅니다. ! 백 권 가까운 책들을 언급했군요. 그중에 내가 읽은 소설을 제법 많이 찾을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읽은 소설의 스토리는 얼추 기억이 나지만 감동하거나 도전받은 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부끄러웠습니다.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책을 읽은 후의 내가 달라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소설을 제대로 읽으면, 나와 세상을 알아가는 행복을 경험하고 좋은 문장에 감탄하며 감정의 정화까지 경험합니다. 따라서, 소설을 통해 성장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제대로 소설을 읽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가 인상적인 문구를 소개합니다. “네가 장미를 가꾸는 곳에는 엉겅퀴가 자라 수 없단다(<비밀의 화원>에서). ‘좋은 문장은 작가가 썼지만, 그것을 공유하는 순간 읽는 사람의 것이 된다고 작가 이정일은 말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를 즐기고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소설은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깊이 즐기고 더 오래 감동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스토리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인상적인 문장을 가슴에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 내면을 변화시켜 나이테 같은 성장의 흔적을 남깁니다.

신앙의 성숙을 위해 문해력이 필수라는 저자의 말, 그리스도인에게도 소설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때로는 성경을 소설 읽듯, 소설을 성경 읽듯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재에 가서 내가 소장한 소설들을 찾아 마치 오랜 친구와 대화하듯 천천히 즐기며 읽어야겠습니다. 분명 소설이 나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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