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는 묵상독서 - 품위 있는 인생 후반기를 위하여
임성미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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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전은 존재의 기쁨을 위해 춤춰야 할 때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닿아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 임성미는 독서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는 분입니다. 1장 서문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나의 독서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나의 독서는 주로 정보를 얻는 데 주력했던 것 같습니다. 먹잇감을 찾아 헐떡이는 하이에나처럼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 아주 빠른 속도로 많은 책을 읽어냈습니다. 이제는 나이도 들었고 자신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책의 저자가 인용한 프란치스코회 리처드 로어 신부의 말이 마음 깊이 박힙니다. 로어 신부님은 인생 후반전의 과제는 배움이 아니라 지움이라고 말했다지요.

묵상 독서는 어떤 종류의 책을 읽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일과 연결하는 것입니다. 변화를 추구하고 다가올 날들을 견뎌낼 힘을 키우는 일, 즉 삶에 대한 새로운 방식이나 태도를 배우는 일입니다. 그러려면 읽은 내용을 기억하고 반추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천천히 깊이 읽고, 때로는 소리 내어 읽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집중력을 도둑맞았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고요히 앉아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메타인지훈련이 필요합니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느끼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일입니다. 아마도 수도원에서 행했던 묵상 방법일 것입니다. 얼마 전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었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 싯다르타는 진정한 배움은 누군가의 가르침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는 사문의 고행을 떠나 속세로 돌아와 많은 것을 경험하고 결국 강물로부터 깨달음을 얻습니다. 묵상 독서란 책을 통해 자신에 관해 깊은 깨달음을 얻는 독서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런 독서를 통해 우리는 신의 음성을 들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자는 여든 권 가까운 책을 인용합니다. 나도 이 중에 삼십 여권 가까이 읽었네요. 그런데 정작 무엇을 읽었는지 가물가물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미 읽은 책들도 다시 들추어보았습니다. 밑줄 친 문장이 눈에 들어오네요. 분명 처음 읽을 때 깨달음을 얻었거나 감동했으니 밑줄을 쳤겠죠? 한순간 감동한 것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읽은 내용을 읊조리고 곱씹고 더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이번 독서로 좋은 책을 많이 소개받았습니다. 더 좋았던 점은 책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미래를 마주할 용기를 얻었으며, 오늘을 감사와 기쁨으로 사는 법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오래오래 남을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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