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썰의 전당 _ 서양 미술 편」 (교보문고, 2023)

예썰의 전당 : 서양미술 편 - 예술에 관한 세상의 모든 썰
KBS <예썰의 전당> 제작팀 지음, 양정무.이차희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TV <예썰의 전당> 방송 중에서 특별히 화가와 미술작품 이야기를 즐겼습니다. 이 책은 여러 화가의 작품들과 그것에 얽힌 에피소드를 엮은 것입니다. 방송은 휙 지나가지만, 책은 독자의 고유한 생각의 흐름에 따라 천천히 때로는 꼼꼼히 읽을 수 있어서 더 유익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도난을 당했다가 2년이 넘어서 회수되었다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사이즈가 작은 작품인 <모나리자>가 회화의 세계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지 이 책을 통해 제대로 배웠습니다. 당시의 다른 초상화와 모나리자를 비교해보니, <모나리자>는 인간의 감정을 최대한 편안하게 표현한 초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빈치의 ‘스푸마토’ 기업도 알게 되었죠. 다빈치의 또 다른 유명한 작품, <최후의 만찬>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모나리자>와는 달리 엄청난 크기의 이 작품에는 인간에 관한 관심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습니다. <다빈치 노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얼마나 많은 영역에 관심이 있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가 당시 사회의 주류 계급이 아니었기에 오히려 이런 천재적인 면모를 발휘할 수 있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이 책, 이런 식으로 17인의 화가의 삶과 작품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려주면서 예술가와 작품들의 역사적 가치를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모피 코트를 입은 자화상>을 대하면서 자기 자신을 탐구하는 것의 의미를 생각했고,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다비드> 그리고 <시스타나 성당 천장화>를 보면서 인간의 한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피테르 브뤼헐의 풍속도들을 보면서 ‘당신은 무엇을 욕망하나요?’라는 질문 앞에 서 보았습니다. 저 유명한 얀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우유를 따르는 하녀>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오늘이라는 일상에서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사는 지혜에 대해 도전받았습니다. 이런 책 읽기의 즐거움은 아무리 말해도 끝이 없을 듯합니다.

나는 미술을 좋아해 화가와 작품들을 설명하는 미술책들을 많이 읽고 또 많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 <예썰의 전당>보다 더 즐겁게 읽은 책은 없습니다. 이 책은 가벼운 듯 깊이 있는 설명으로, 독자들이 작품과 화가의 삶에 깊게 몰입한 뒤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을 통해 힘들게 일하며 사는 자들에게 응원을 전하고,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작품으로 우리가 있는 그대로 가치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합니다. 정말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예술, 특히 미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있게 이 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