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사로 본 중국왕조사 - 한 권으로 읽는 오천년 중국왕조사
이동연 지음 / 창해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부터 사마천의 <사기>, 노자의 <도덕경>, <논어>, <장자> 등을 읽어 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역사와 사상사에 깊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중국 역사를 모르면 사상가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사에 관한 책을 몇 권 들춰보았는데, 너무 방대(尨大)하고 복잡해서 쉽게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사상사로 본 중국 왕조사>라는 책을 보는 순간,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책 한 권이면 유구(悠久)한 중국의 사상사와 왕조사를 제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복잡한 중국의 왕조사와 난해한 중국의 사상사를 이렇게 명쾌하게 정리하고 설명하다니, 저자의 내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라 우임금에게서 비롯된 홍범구주(洪範九疇)가 중국 사상의 기본코드가 되고, 상나라의 세계관인 육십갑자(六十甲子)가 중국의 세계관이 된 것에 관해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보통은 춘추전국시대라고 묶어서 말하는데, 이 책에서는 춘추 시대와 전국 시대의 차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춘추 시대와 전국 시대를 나누니, 사상가들의 연대가 확실히 들어옵니다. 춘추 시대에 노자와 공자의 사상이 뿌리를 내리고, 전국 시대에 묵자의 성악설, 맹자의 성선설, 그리고 고자의 성무설이 개진된 것들을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법가 원리로 중국을 통일한 첫 제국 진나라의 황제가 분서갱유(焚書坑儒)를 단행한 이유도 알 것 같습니다. 그 후 한나라가 유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공자의 사상은 왕조의 교체가 있어도 중국의 사상적 기반의 지위를 잃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진나라 때 유불도를 종합하는 시도, 남북조 시대의 불교의 특징, 수나라 시대에 만개한 중국식 불교, 원나라의 라마교와 명리학, 명나라 때 국민교육헌장이 된 주자학 등등. 이제 제법 중국의 왕조와 사상을 잘 매치시킬 수 있습니다. 모두 이 책 덕분이죠.

한 주간 만에 480페이지에 달하는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었습니다. 읽고 나서 목차를 보니, 중국 사상사와 왕조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느낌입니다. 사마천의 <사기><도덕경> , 중국 사상가의 책들이 꽂혀있는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아 놓았습니다. 그들의 글을 읽을 때 자주 들추어 확인할 내용이 많을 것 같습니다. 동양 사상에 관심이 많은 분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