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트렌드 2023 - 정확한 조사 데이터에 근거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2023년 한국 교회 전망과 전략
지용근 외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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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한국교회의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교회는 코로나 이전에 벌써 쇠퇴의 길에 들어서 있었습니다. 목회자들의 윤리적 타락, 세습과 같은 문제뿐 아니라 세상에 아무런 매력을 풍기지 못하는 개교회 성장주의, 공공신학의 부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교회와 신자들의 모습, 등등. 이 모든 것이 코로나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단지 코로나로 그 심각성을 깊게 인식하게 된 것뿐입니다.

지역교회를 섬기고 함께 세워나가 한국교회의 건강한 성장과 성숙을 꿈꾸는 기아대책에서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손잡고 <한국교회 트렌드 2023>을 내놓았습니다. 이 책은 한국교회의 현 모습을 정확히 진단하고 진정한 변화를 꿈꿉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신앙생활의 양태는 분명 많이 달라졌습니다. 플로팅 크리스천(Floating Christian, 신앙은 포기하지 않았지만, 교회 생활이라는 고정 패턴을 따르지 않는 자들)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음)을 추구하는 자들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이들을 잘못되었거나 믿음이 없다고 질책할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지 이들을 돌보아야 할 것입니다.

결국 하이브리드 처치(Hybrid Church, 온라인 모임과 오프라인 모임을 대립 구도로 생각하지 않고 동시에 추구하는 교회)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추어진 교회에서 가능하지, 작은 교회들은 그렇게 할 여력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몰러큘 라이프(Molecule Life, 원자들이 최소한으로 결합된 분자처럼 최소한의 모음을 유지하는 생활방식)에 맞추어 교회가 획일화되지 않은 소그룹 모임을 어떡하든지 활성화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지금,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 밖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개인주의적 성향과 현재지향적 성향이 강한 MZ세대를 붙잡는 일도 절대로 만만하지 않습니다. 이들을 신앙의 세계와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붙잡을 수 있는 어떤 획기적인 방법은 없는 듯합니다.

중요한 것은 교회 공동체의 신학과 정신입니다. 교회가 세상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공공신학을 더 깊이 세워나가야 합니다. 기후변화와 환경에 관해서도 분명한 신학을 정립하고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기는 쉽지만 너무나 엄청난 도전이며, 한 교회나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 답답한 마음이 더 많이 듭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주님께서 이 땅의 교회에 긍휼과 은혜를 베푸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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