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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메타포 꿈 - 생애 말 영적 돌봄에 대하여
켈리 버클리.패트리샤 버클리 지음, 윤득형 옮김 / 샘솟는기쁨 / 2022년 7월
평점 :
아주 흥미로운 책을 읽었습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사람들은 꿈을 꿉니다. 보통은 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몸과 정신이 허약해져서 이상한 꿈을 꾼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꿈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은유(metaphor)가 담겨 있습니다. ‘메타포’란 모르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이미 아는 것을 사용하는 일입니다. 죽음과 죽음 너머의 세계에 대해 경험하지 못했기에, 그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나 비전이 꿈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닐까요? 저자는 이것을 ‘죽음예지 꿈과 환상’(Pre-Death Dreams and Visions)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는 ‘죽음예지 꿈’에 나타나는 다양한 요소들을 여러 역사적 자료와 상담 자료를 통해 흥미롭게 설명합니다. 중국 원나라 시대 불교 경전에 있는 왕치우리엔(Wang Chiu Lein)의 꿈 해석, 제나디우스(Gennadius)의 꿈 이야기를 친구에게 해석해 주는 히포의 어거스틴(St. Augustine of Hippo), 사형 집행을 앞둔 소크라테스(Socrates)가 꾼 꿈, 순교를 앞둔 로마의 여성 <비비아 페르페투아(Vibia Perpetua)의 일기>에 묘사된 네 개의 꿈 이야기, 이 책의 저자들이 만난 죽음을 앞둔 이들의 꿈, 등등. 이런 ‘죽음예지 꿈’에는 죽음을 ‘여행 메타포’로 표현합니다. 따라서 여행에 안내가 있듯, ‘죽음예지 꿈과 환상’에는 다양한 안내자가 등장합니다. 특히 ‘빛’과 같은 신성한 안내자나 사랑하는 어른이 나타납니다. 아니면 운송 수단으로 마차나 멋진 자동차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장애물도 등장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한 인생의 문제들과 인간관계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망의 표현일 것입니다.
Prologue에서 밝혔듯, 이 책은 꿈 이론에 대한 해설서가 아닙니다. ‘죽음예지 꿈과 환상’을 진지하게 다루는 것이 ‘죽어가는 자’를 돌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강조할 뿐입니다. 그래서 이 책 마지막 6장은 ‘죽어가는 사람을 돌봄(care for the dying)’입니다. 좋은 죽음에는 몇 가지 특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안함, 고통의 조절, 인생의 기억에 대한 성찰, 다 하지 못한 일의 마무리, 사랑하는 이와의 친밀감, 불편한 관계의 사람과 화해함, 일 정리, 장례식 계획, 등입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존엄’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죽어가는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삶의 마지막에 예기치 않은 새로운 삶이 출현한다는 사실이 죽음을 신비로운 형상으로 만듭니다.
호스피스 병동에 근무하는 이,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 교사, 성도의 삶에 깊이 연결된 목회자, 무엇보다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랑하는 이를 둔 가족은 꼭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삶의 가치와 존엄한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죽어가는 자에게 사랑과 소망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독자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죽음을 맞을지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