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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라는 병 - 우리 시대의 영원한 스승, 김형석 교수의 명고전
김형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22년 7월
평점 :
김형석 교수님의 <고독이라는 병>은 1960년에 초판이 나온 책입니다. 60년을 넘어 리메이크되었다는 것 자체로 관심이 갑니다. 세월이 흘러도 믿음에서 나온 삶의 지혜는 흐려지지 않고 더욱 빛나는 법이죠. 김형석 교수님의 글은 잔잔히 흐르는 깊은 강물처럼 편안하고 깊이가 있어서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고독이라는 병>이라는 책 제목과 관련해 두 개의 에세이가 선명히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pp. 44~51)입니다. 대구 경북고등학교 학생이 모친의 죽음 앞에서 ‘인생’에 대해 깊이 고민하다, 김형석 교수님을 찾아와 이런 질문을 던졌답니다. ‘사람은 반드시 무슨 목적이 있어야 살기 마련인데, 깊이 생각해 보면 누구에게도 목적은 없다’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도대체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김형석 교수님은 즉답을 피하고, 훌륭한 철학자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고민했는지,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연구해보자고,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철학과에 오라는 말로 권면했답니다. 교수님은 노년기를 맞이하기까지도 삶의 진리를 묻지 않는 사람도 많은데, 저 어린 소년에게는 너무 무거운 문제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나는 나의 삶에 대해 깊은 실존적 질문을 던져 보았는가 돌아봅니다. 나는 왜 사는가? 나의 삶에는 어떤 목적이 있으며, 어떤 가치가 있는가?
이 책의 마지막 에세이, “고독이라는 병”(pp. 240~248)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교수님은 육체적 생리적 고독, 정신적 고독, 그리고 실존적 고독을 말합니다. 육체적 고독은 타인과 사회를 찾아가면서 해결되지만, 정신적 고독으로 그렇게 해결될 수 없습니다. 인간의 정신은 홀로 있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자아는 정신적 고독을 극복하면서 완성됩니다. 문제는 실존적 고독입니다. 허무로 향하는 자아의 고독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실존적 고독은 영원을 사랑하기 때문에 영원을 얻을 수 없는 한 언제나 고독 속에 살아야 한다”(P. 247). 왜 이러한 영원을 사랑하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참된 인간이 영원을 사랑하도록 만들어진 것만은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을 때, 구약 성경 전도서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전도서 3장 11절). 김 교수님은 “고독의 병에서 고침을 받은 사람은 오직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뿐”(P. 248)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내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깊게 느꼈고 많이 감사했습니다.

이 책, 왜 사는지 삶의 이유와 목적을 찾는 분이라면 나이와 관계없이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적어도 고등학생이라면 이 책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데 어렵지 않을 정도로, 김형석 교수님의 글은 쉽습니다. 노년에 이른 분들이라도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김 교수님의 글은 깊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