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질문 - 죽음이 알려주는 품위 있는 삶을 위한 46가지 선물
김종원 지음 / 포르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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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종원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임마누엘 칸트, 프리드리히 니체, 레프 톨스토이,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요한 볼프강 폰 괴테와 대화한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에게서는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20년 동안 파고들었던 삶의 다양한 질문들 46가지는 각 장의 제목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목차에서 이 제목들을 훑어본다.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눈에 들어온다. “왜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왜 생각해야 하는가?”, “나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는 마지막으로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등과 같은 질문 말이다. 그런가 하면, 한 번도 접하거나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질문들도 있다. “왜 우리는 사람이 사라진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시에게 질문해 본 적이 있는가?”, “생명은 왜 아름다운가?”, 등등.

나는 질문으로 가득한 이 책이 참 좋다. 많은 사유(思惟)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차대로 읽지 않고 흥미를 끄는 질문부터 들여다본다. 먼저 질문 앞에서 스스로 답을 달아본다. “왜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나의 답은 명쾌하다. 우리는 모두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죽는다는 분명한 인식은 가치 있는 것과 가치 없는 것을 구별하게 해 준다. 이러한 나름의 답을 가지고 저자의 글을 읽는다. 김종원은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시인마리아 릴케를 생각한다. 그가 이룬 모든 문학적 성과는 죽음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투쟁의 결과라고 말한다(p. 35).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인다. “죽음은 결국 후회의 영역이지. 자신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더 아파하고 포효하게 돼. 우리는 죽음보다 나은 오늘을 보내야 해. 그래서 늘 죽음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지.”(pp. 36~37). 인용한 글이 김종원의 글인지 릴케의 글인지 감은 잘 잡히지 않는다. 아마도 릴케의 생각을 김종원이 자신의 말로 풀어쓴 것이리라.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어려운 철학자나 난해한 시인의 생각 혹은 글을 일상의 쉬운 언어로 드러내고 있어서다.

책 중간중간에 멋진 문장이나 시구들이 있다.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한 구절이 가슴에 화살처럼 꽂힌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p. 96). 이는 임마누엘 칸트가 좋아한 시다. 칸트는 자신만의 삶을 살았다. 살아야겠다는 말보다 더 치열한 표현은 없다. 우리는 어떤가? 살면서 내가 살고 있다고 강력하게 느낀 적이 있는가? 자신만의 치열한 삶을 산다면, 그의 인생은 죽음이 다가올수록 더욱 빛날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이런 책을 앞에 두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당신은 공들인 삶을 살고 있는가? 저자의 물음 앞에 나의 삶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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