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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양장) ㅣ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편역 / 미래타임즈 / 2022년 1월
평점 :
<신곡>은 이렇게 시작한다. “인생길 반고비에서 정도를 벗어난 단테는 어두운 숲에 있었다”(p. 14). 이 책의 저자 ‘단테 알리기에리’는 그의 나이 35세 때 피렌체의 최고행정기관의 수장인 프리오리(Priori)에 올랐다. 그런 그가 자신의 최전성기에 길을 잃었다는 말로 이 작품을 시작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표범과 사자와 늑대를 만난다.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에서는 이 짐승들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괄호 속에 자세히 설명한다. 그는 올바른 인생길을 찾을 수 있을까? 그는 로마의 최고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지옥과 연옥을 경험하고 사랑하는 여인 베아트리체와 함께 하늘에 별들이 가득한 천국을 경험한다. 단테는 자신이 처한 암담한 삶의 처지에서도 하늘의 별을 보며 사랑과 희망을 잃지 않은 것이었다.
이 작품은 너무나 방대해서 쉽게 도전하기 어렵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신곡>에 관한 강의를 찾아보면서, ‘셀프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신곡>은 본래 ‘장편 서시사’로 지옥 편, 연옥 편, 천국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33편의 시로 이루어져 있어서, 서론 1편을 합치면 100편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너무 많고, 게다기 시 형태로 되어 있어 선지식이 없이는 읽어 내기가 어렵다는 설명도 들었다. 그런데 미래타임즈에서 출간한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은 가독성이 정말 뛰어나다. 산문 형식으로 편역하여 독자들은 쉽게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게다가 많은 관련 명화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내용을 쉽게 각인시킬 수 있다. 지옥, 연옥, 천국 편이 끝날 때마다 각 스토리의 의미까지 설명해 놓고 있다. 맨 뒤에 부록으로, ‘단테의 생애’, ‘단테의 작품 세계’, ‘단테의 생가’, ‘<신곡>의 지도’까지 친절하게 싣고 있어서, 작품 전체를 친근하게 다가가게 만든다. 특히 ‘<신곡>의 지도’ 덕에 방대하고 복잡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지옥의 각 단계를 보면서 인생의 늪에서 헤매이지 않으려면 어떤 죄악들을 주의하며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연옥의 각 권역을 확인하면서 중세 때 유행했던 ‘일곱 가지 대죄’가 떠올랐다.
단테의 신곡이 밀턴의 <실낙원>, 버니언의 <천로역정>과 함께 기독교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즐거운 독서였다. 이제 원문을 있는 그대로 ‘시 형태’로 완역한 <신곡>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다. ‘미래타임즈’에서 ‘명화와 함께 보는 시리즈’로 고전들을 편역하여 출판하고 있는데, 매우 고무적인 시도다.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도 모두 읽은 후, 각 책의 완역본에 도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