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길 - 나를 바로세우는 사마천의 문장들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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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과 <사기>의 최고의 전문가인 김영수 교수가 <사기>에 나오는 고사성어와 명언들을 를 소개합니다. <인간의 길>이라는 책 제목이 강렬하게 다가오네요. 이전에 사기를 어느 정도 읽어 보았는데, 기억나는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사는 것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남는 것이 참 많은 독서였습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혔듯, “말이나 글을 보태기보다는 생각을 보태려고 애쓴”(p. 6) 결과일 것입니다. 책이 아주 단단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구성입니다.

이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거세혼탁 유아독청(擧世混濁 唯我獨淸)’으로 시작합니다. 이전에는 이 명언을 읽으며 혼탁한 세상에서 홀로라도 맑기를 원했던 굴원의 소신에 박수를 보냈는데, 저자 김영수는 더 깊은 생각을 보탭니다. “어느 선에서 시세를 따르고, 어느 정도에서 발을 뺄 것이냐”(p. 21)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계, 즉 삶의 마지노선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결국 죽음뿐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죠. 또 사이비 지식인을 향한 엄중한 경고로 곡학아세(曲學阿世)를 소개한 것도 인상 깊습니다. 혼탁한 정치판에 소위 대학교수라는 지식인들이 폴리페서되어 세상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배반낭자(杯盤狼藉)에서 줄거움의 도가 지나치면 슬퍼집니다라는 문장도 많은 도전이 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대는 지나친 즐거움을 추구해서 불행의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2.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觀點)을 넘어 관조(觀照)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그리고 ‘3. 나를 어떻게 들어낼 것인가에서는 말과 글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야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합니다. ‘4.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서는 사로(思路)’, 즉 길이 있는 생각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배우길 좋아하지만 깊이 생각해야 제대로 깨달을 수 있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뜻이겠죠.

정말 잘 편집된 책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글 덕분에 독서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묵직한 책 읽기였습니다. 여기다 요즘 서예를 배우고 있는데, 마음과 글로 새길 명문장들도 많이 건졌습니다. 책장에 꽂아놓고 자주 들춰볼 책입니다. 방대한 <사마천의 사기>를 읽을 계획이라면, 먼저 이 책 <인간의 길>을 읽어 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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