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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 인간의 욕망이 갖는 부의 양면성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위대한 개츠비>는 여러 번 영화와 뮤지컬로 제작된 유명한 소설입니다. 그래서 소설의 줄거리는 알고 있습니다만, 부끄럽게도 실제로 읽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 출판사 ‘스타북스’에서 멋진 표지로 이 소설을 출간했기에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읽기를 잘했다 싶습니다.
스토리를 풀어가는 화자(話者)인 닉 캐러웨이에게 그의 아버지가 충고한 내용으로 이 소설은 시작합니다. “네가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엔 언제나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네가 누리고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걸 떠올리거라”(p. 9). 아마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겉모습으로 섣불리 예단하거나 어설프게 판단하지 말라는 충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닉의 먼 친척 동생뻘인 데이지는 부유한 도시 ‘이스트에그’의 백만장자 톰 뷰캐넌과 결혼했습니다. 그녀는 결혼 전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개츠비입니다. 그녀는 왜 개츠비를 떠나 톰과 결혼한 것일까요? 후에 개츠비는 큰 부자가 되어 닉을 통해 다시 데이지와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그럼에도 데이지는 여전히 유부녀와 바람을 피운 남편을 떠나지 못합니다. 아니 떠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두 질문에 모두 돈과 돈으로 유지되는 사회적 지위와 쾌락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츠비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돈 때문임을 절실히 느끼면서, 철저한 자기관리와 개발, 심지어 불법적인 사업을 통해서 부자가 됩니다. 탐욕과 성공, 위선 등과 같은 단어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톰과 데이지, 닉의 연인인 조던 베이커, 그리고 주인공 개츠비를 묘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소설 마지막에는 개츠비가 어렸을 때 읽던 책에 메모된 계획표와 결심을 보여줍니다. 성공을 위해 철저히 수립된 일과(日課),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금연하기, 매주 독서하기, 매주 저축하기 등과 같은 결심이 적혀있습니다. 이 소설의 제목 <‘위대한’ 개츠비>에도 ‘위대한’이라는 표현에 역설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소설은 단순한 연애소설이 아닙니다. 이 소설의 작가 피츠제럴드는 1차 세계대전 이후 10년 동안 경제적으로 호황을 누리던 시대에 살았습니다. 하루아침에 졸부들이 늘고 미국 사회에는 천박한 자본주의의 파티가 열렸습니다. 도덕적으로는 점점 해이해져 갔습니다. 작가는 이 시대의 모습을 소설의 인물들을 통해 표현한 것입니다. 노력하면 부자가 되고 원하는 것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 성공 의지와 탐욕으로 화려한 인생을 꿈꾸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작가는 흥미롭게 엮어갑니다. 결국 화자인 닉은 이런 것에 환멸을 느끼며 서부로 돌아갈 것을 결심합니다. 물질적 화려함과 부를 추구하면 할수록 환멸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 소설이 미국 고등학생의 필독서가 된 이유를 알겠습니다.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장마가 한창인 지금, 읽을 만한 소설로 <위대한 개츠비>를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