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의 실루엣 - 그리스 비극 작품을 중심으로 빠져드는 교양 미술
박연실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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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고전주의 화가들이 그리스 비극 작품을 읽고 인상적인 장면을 그린 명화를 소개합니다. 저자 박연실은 문화진흥원 주관으로 개설된 프로그램에서 그리스 비극과 관련된 명화 감상 강의를 7개월간 진행하였고, 그때의 강의록을 바탕으로 <명화의 실루엣>을 저술하였다고 합니다. 문학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전개되는 시간예술이라면, 미술은 인상적인 사건이나 이미지를 공간 안에 펼치는 공간예술입니다. 이 책은 그리스 비극이라는 시간예술과 미술이라는 공간예술의 만남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주 참신하고 멋진 기획임이 분명합니다.


그리스 3대 비극 작가 하면,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나는 아이스퀼로스의 <아가멤논>,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 <헬레네> <헤라클레스>, 그리고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 정도는 그 내용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여 이 작품들을 토대로 그린 회화는 아주 친근하게 다가왔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비극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린 작품은 아무래도 쉽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자가 회화 감상을 위해 필요한 문학작품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려주어서 회화를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표지 그림은 앤서니 프레더릭 어거스트 샌디스의 <트로이의 헬레네>군요. 인간 중 가장 아름다운 헬레네를 불만 가득한 모습으로 표현했네요. 그런가 하면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의 <트로이의 헬레네>는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에우리피테스의 <헬레네> 극의 내용을 생각하면 둘 다 이해가 됩니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명화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아무래도 그리스도 비극 작품들을 좀 더 탐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 뒷부분에 있는 부록 모의고사를 풀어보면서 비극의 내용을 조금은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이 책 맨 뒤에는 그리스 비극 작가들의 책과 미술 관련 도서를 실어놓았습니다. 관련 인터넷 사이트 주소도 꼼꼼하게 알려줍니다. 그리스 비극 작품들을 하나씩 구입해서 읽어 봐야겠네요. 그때 이 책 <명화의 실루엣>을 참고하면 문학작품을 즐기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 문학작품을 즐기다 보면 이 작품들을 바탕으로 그린 회화 작품도 더 깊이 감상할 수 있겠죠? 이 책, 그리스 고전 문학 작품과 신고전주의 회화 감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멋진 책입니다. 무더운 여름, 이 책을 통해 문학과 미술의 세계로 풍덩 빠질 수 있습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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