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매력적인 철학 - 아테네 학당에서 듣는 철학 강의
김수영 지음 / 청어람e(청어람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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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을 추측해 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작업입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상을 확인해 보는 것도 아주 유익하고요. <이토록 매력적인 철학>은 책 제목 그대로 철학의 매력을 마음껏 뽐냅니다. 라파엘로는 교황 율리오 2세의 집무실 중 서명의 방’(Room of the Signature) 벽면에 프레스코화 <아테네 학당>을 그렸습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지혜를 이 그림 안에 담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을 시대순으로 소개합니다. 제일 먼저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까지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주장을 아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피타고라스가 철학’(philosophy, 지혜에 대한 사랑)이란 말을 처음 만들어냈다죠. 피타고라스에 따르면, 철학자는 자신이 지혜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자입니다. 이런 점에서 소크라테스도 피타고라스의 영향 아래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물은 다 변한다고 생각했던 헤라클레이토스와 모든 것은 불변한다고 본 파르메니데스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아테네 학당> 그림에서 정중앙에 위치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왼쪽에 서서 말을 하고있는 소크라테스를 추측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른손 모습, 발의 위치, 옷 색깔, 왼손에 들린 책 방향까지 라파엘로가 이들 철학자의 사상을 얼마나 명확히 꿰뚫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디오게네스와 에피쿠로스. 제논과 에우클레이데스(유클리드)에 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라파엘로의 그림 속에서 철학자들을 확정하고 그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니 그들의 사상까지도 잘 정리가 됩니다. 라파엘로가 <아테네 학당>에 신플라톤주의자 플로티노스를 그린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 여성 철학자 히파티아, 조로아스터와 아랍의 철학자 아베로에스를 그려 넣은 것은 상당히 의외입니다. 그만큼 라파엘로는 아테네 학당에 그려 넣고 싶은 철학자에 대해 얼마나 깊이 살펴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장, ‘ <아테네 학당> 그 이후의 이야기에는 라파엘로의 죽음과 무덤, 묘비명, 그리고 그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기라성같은 사람들을 언급합니다. 마틴 루터, 츠빙글리, 에라스무스, 마키아벨리, 토마스 모어, 코페르니쿠스, 등등. “라파엘로가 타계한 1520, 유럽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로 분주”(p. 195)했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라파엘로는 고대와 중세를 살피고, 르네상스 시대를 살면서 근대를 내다 보았다고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아테네 학당>은 역사의 풍요로움에 대한 아름다운 증거이자 철학에 내려진 놀라운 축복”(p. 198)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청소년들이 개괄적으로 한번 읽으면 철학에 대해 많은 이해가 생길 것이며, 덩달아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철학 교양서적으로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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