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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과의 이별 - 뇌와 영성 그리고 중독 ㅣ 믿음의 글들 375
노상헌 지음 / 홍성사 / 2021년 6월
평점 :
인간은 “기쁨과 행복을 좇는 존재, 즉 기쁨과 행복에 중독된 존재”(p. 259)임이 분명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누구나 어디엔가 중독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거짓 기쁨에 중독되어 자신과 타인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기쁨을 추구함으로 자신과 타인을 살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이 중독 공화국이라고 일갈합니다. 우리나라의 4대 중독은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중독인데, 사실 더 근원적인 면을 파헤치면 대한민국은 일 중독, 경제 성장 중독 사회이기에 구성원들이 4대 중독에 깊이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임상심리학자이며 동시에 목사이기에 교회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중독 사회는 모든 것을 도구화, 혹은 대상화하는데, 교회는 세속적 성장과 성공주의에 중독되어 타인을 도구화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무엇이든지 중독될 수 있으며, 가장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중독은 애고 중독(narcissism), 돈 중독, 권력 중독, 음란물과 성 중독, 디지털 중독 등이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part 3에서 중독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중독을 이해하고 중독에서 벗어나는 데 좋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중독은 한순간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 과정은 초기, 확립, 만성, 바닥의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기 단계에서 내면에 아주 작은 변화를 정당화하며, 언제든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이런 신념이 강화되면 중독의 단계가 공고해집니다. 결국은 중독이 주는 쾌감이 아니라 중독이 아닌 상태를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성착취 범죄자인 조주빈은 취재진 앞에서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답니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그가 스스로 범행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함으로써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고 핑계를 대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어떤 의도에서 이런 말을 했든 상관없이, 이 말에는 중독에 관한 진실의 단면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자는 Part 6에서 “중독은 마음과 영적인 문제이며 동시에 뇌의 문제”(p. 215)임을 분명히 합니다. 그렇다면, 뇌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또한 삶의 기쁨을 회복하기 위해 ‘약물 보조 조치’를 취할 뿐 아니라, 죄인인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하나님과의 친밀감을 쌓아가야 합니다. 감사일지(gratitude journal) 쓰기도 권하네요. ‘성경 암송과 묵상 그리고 시 암송’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시 암송 국민운동본부’에서 제공하는 “외우고 싶은 명시 50편” 카드를 소개합니다. 저도 이 카드를 사용해 보고 싶어지네요. 이 책은 오랫동안 상담센터에서 일하며 연구한 분의 책답게 중독에 관해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설명과 치유 방법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에 중독되었는지 진지하게 돌아보고 참된 기쁨의 삶을 살기 원하는 분들은 꼭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입니다. 특히 학교, 교회, 직장의 지도자들은 진지하게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제가 큰 도움을 얻었기에 강력하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