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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독서 - 김형석 교수를 만든
김형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21년 5월
평점 :
아주 오래전 김형석 교수님의 대표 에세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읽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수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최근의 책, <백년을 살아보니>를 읽으면서 잔잔한 감동이 몰려왔었죠. 존경하는 교수님이 평생 어떤 책을 만났고, 나는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지 <백년의 독서>를 통해 생각해 보고 싶어서 이 책을 펼쳐 들었습니다.
‘Part1. 책을 만나 꿈을 키우다’는 학창 시절 저자의 독서 편력을 이야기합니다. 중학교 때에 접했던 톨스토이의 작품들, 한국 문학, 도스토옙스키의 장편과 체호프의 단편들, 특히 철학의 길로 들어서면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 큰 감명을 받은 것을 아주 담백한 문장으로 묘사합니다. 훌륭한 인물들의 자서전을 읽는 유익과 파스칼의 <팡세>를 읽는 법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팡세>는 “읽은 만큼 생각해야 하는 책”(p. 74)이며 “파스칼 자체를 읽는 일”(p. 75)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을 곱씹어봅니다. 독서는 모름지기 깊이 생각하는 독서가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독서론이 잘 표현된 문장입니다. 잡다한 정보나 교양 정도가 아니라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정립해주는 독서를 하려면 고전을 깊이 생각하며 읽어야 합니다. ‘Part2. 책 읽기, 위대한 사상가들과의 행복한 조우’는 저자가 철학도로서 천착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니체와 키르케고르, 칸트와 헤겔, 쇼펜하우어, 토인비 등등. ‘Part3. 책과 함께 사색을 즐기다’는 역사적 맥락을 따라 철학 읽기를 해야 철학자의 사상과 철학 용어의 개념을 정확히 간파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Part4.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는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저자는 “두 권의 책을 읽는 사람은 한 권의 책을 읽는 사람을 지배하게 된다”(p. 228)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독서의 수준이 곧 그 국민의 수준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베스트셀러 열 권보다 고전다운 고전 한 권을 읽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말합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책을 읽는 자가 지도자가 되고, 독서하는 민족이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다”(p. 264)는 신념을 가지고 백년 인생을 독서에 힘썼던 철학자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교수님에 대한 존경심이 더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독서에 관해 새롭게 도전받습니다, 나도 열심히 독서를 해왔다고 자부하는데, 돌아보니 역사적 맥락을 염두에 두고 책을 대하지 못했고, 그저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음을 반성해봅니다. 이 책 덕에 나의 독서 인생에 새로운 전환기가 찾아왔습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분, 어떻게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고민하시는 분, 독서를 많이 하지만 독서의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느끼시는 분에게 김형석 교수의 <백년의 독서>를 추천합니다. 자신만의 가치 있는 독서를 하도록 인도하는 새로운 빛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