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미술을 만나다 - 두 번째 오페라 산책
한형철 지음 / J&jj(디지털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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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페라 공연을 직접 공연장에서 한 번도 관람하지 못한 그야말로 오페라의 문외한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 <오페라, 미술을 만나다>를 접하는 순간 강한 호기심을 느끼며 읽고 싶었습니다. 나는 미술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거든요.


1장을 여니,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가 나오네요. 이 작품은 <외투>, <수녀 안젤리카와 함께 푸치니의 3부작 <일 트리티코> 중 하나라는 설명과 함께 주요 등장인물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오페라의 내용을 전개합니다. 핵심을 잘 찌르는 간결하고도 쉬운 설명 덕에 이 작품에 빠져들게 됩니다. QR코드(p. 25)를 찍으니, 아름다운 노래가 흐릅니다.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아름다운 선율에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이 유명한 곡이 <잔니 스키키>에서 주인공의 딸 라우테나가 부른 것이라니, 너무나 반가워 깊은 쾌감을 느낍니다. 이 오페라의 내용에 조금은 씁쓸했습니다. 유언장을 위조해 재산을 차지하려는 유족들의 탐욕을 통쾌하게 농락하며 주인공 자신이 제일 값나가는 재산을 독차지한다는 줄거리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우리네 물욕이 부질없는 것임을 깨우치도록 교훈을 준다”(p. 28)는 이 책 저자의 해석에 마음이 뜨끔합니다.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요.


저자는 이어서 보티첼리의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의 <() 가족>을 소개합니다.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와 위의 세 화가와는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요? <잔니 스키키>의 원전이 단테의 <신곡>이고, 초기 르네상스를 구현한 인물 단테가 피렌체 출신이라는 것, 피렌체는 메디치가의 영향 아래 있었다죠. 따라서 저자 한형철은 로렌초 데 메디치가 적극적으로 후원한 르네상스의 세 거장의 작품을 소개한 것입니다. 조금은 억지스러운(?) 연결이지만, 각 작품을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어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열한 가지 오페라 작품과 로즈만 브릿지라는 소제목하에 소개하는 다양한 미술작품들은 독자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예술은 고상한 이념이나 이상적인 환경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일상에서 우리에게 기분 좋은 느낌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서문, ‘산책을 시작하며중에서)는 저자의 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술이나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에 쏙 드는 책입니다. QR코드를 통해 즉각적으로 오페라의 곡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 오페라와 미술을 융합시킨 이 책, 코로나 시대에 제격입니다. 이 책으로 오페라와 미술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세요. 이 책을 즐긴 독자로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나는 오페라 해설가 한형철의 블로그를 해놓고 그가 소개하는 오페라들을 조금씩 배우며 감상하고 있습니다.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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