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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무엇인가 - 삶을 바꾸는 문학의 힘, 명작을 통해 답을 얻다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구와바라 다케오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2월
평점 :
이 책의 저자 구와바라 다케오(桑原武夫)는 세계대전 패망 후 일본 사회에서 인문과학 공동 연구 구축의 선구적 지도자였다고 합니다. 그는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로 문학에 관해 수많은 사람과 토론하며, 명작 독서회까지 인도했던 당대의 지식인이었습니다. 그는 이 책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문학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뛰어난 문학, 즉 명작의 조건을 말하며 얄팍한 대중 소설이 판치는 사회에서 어떻게 명작을 읽어낼 것인지를 설명합니다.
1장에서는 문학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문학작품의 ‘흥미로움’이라는 요소에 주목합니다. ‘흥미롭다’(interesting)는 ‘재미있다’(amusing)와는 다른 것입니다. ‘흥미롭다’는 것은 일종의 긴장감까지 동반되는 관심, 이해 감각, 마음의 움직임입니다. 우리가 어떤 문학작품에 흥미를 느끼거나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그 작품이 인생에 관해 무언가를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든 인간의 행동을 준비할 가장 소중한 요소는 다름 아닌 문학에 의해 배양”(p. 39)됩니다. 따라서 저자는 ‘뛰어난 문학작품’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뛰어난 문학이란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감동을 경험한 후에는 우리 스스로를 변혁된 존재로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문학작품”(p. 86)이라는 것입니다. 뛰어난 문학작품을 경험하는 것은 타성과 관습에 얽매인 우리 마음에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일깨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취하게 하는 ‘하나의 모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3장에서는 전후 시대 일본에서 대중문학이 유행하게 된 까닭을 밝히는데, 매우 설득력이 있습니다. 노골적인 상업주의, 일본 근대문학의 취약한 역사와 전통, 순수문학의 타락, 대중문학의 봉건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민중과 당국자들의 호응, 민중의 피로와 지식인의 무관심, 그리고 문학 교육의 결여, 거기다가 대중문학 자체에 있는 인생에 관한 문제의식 제기 등을 이유로 듭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문학작품의 상품화 현상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출판 자본이 돈벌이를 위해 교양이 부족한 독자층을 겨냥해 통속문학을 대량 생산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해결 방법으로 대중문학 자체의 질적 향상과 함께, 근대문학 독서법에 대한 학교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4장은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논의합니다. 그리고 5장에서는 본인이 직접 인도한 ‘<안나 카레니나> 독서회’의 실제 모습을 실었습니다. 부록에서는 세계 근대소설 50선을 제시합니다. 콤팩트한 책이지만 우리네 삶에서 문학작품이 왜 필요한지, 탁월한 문학작품의 특징은 무엇인지, 어떤 문학작품을 선별해 읽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 책, 문학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자가 제시한 근대소설 중 읽지 않은 책도 꽤 눈에 띕니다. 또다시 읽어 보고 싶은 책들도 많이 보이는군요. 문학작품으로 모험 여행을 떠날 분이라면 이 책이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긴, 어차피 모험이라면 그냥 읽고 싶은 문학작품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