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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서 - 고전으로 읽는 성서 ㅣ EBS CLASS ⓔ
김학철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기독교 교양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김학철 교수가 흥미로운 <마태복음서> 읽기를 시도했습니다. <마태복음서>를 기독교의 경전이 아니라 고전과 교양서로 읽어보자는 것입니다. <마태복음서>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읽으면서, 인간은 무엇이며 삶과 죽음은 또한 무엇인지,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참신한 독법(讀法)입니다. 그는 고전으로 <마태복음서>를 읽기 위해 ‘역사비평’을 사용합니다. ‘역사비평’이란 “문헌이 기록될 당시 저자와 청중을 고려해서 텍스트를 읽는”(p. 29) 방법입니다.
이 책에는 독자의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마태복음서> 내용을 묘사한 많은 미술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르네 마그리트, 렘브란트, 윌리엄 블레이크, 루벤스, 카라바조, 제임스 티소, 등의 작품이 다수 실려 있습니다. 미술 작품 감상을 좋아하는 나 같은 독자에게는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고대 신화 이야기도 나오고, 그리스 철학자들, 동양 고전도 등장합니다. 이 책 한 권을 읽는 것으로도 인문학적인 소양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듯합니다. 저자가 언급한 많은 작품과 이야기가 <마태복음서>의 메시지를 실감 나게 드러내서, 독자들의 이해력을 넓혀 주고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책은 마태복음 본문을 샅샅이 해석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마태복음서>에 나오는 주요 사건과 예수의 설교를 참신한 시각으로 해석해 냅니다. 저자의 해석은 일반적으로 교회 설교단에서 해석하는 것과는 관점이 사뭇 다릅니다. 예를 들어, 대학살을 부른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예수뿐 아니라 우리 모두도 누군가의 죽음과 희생과 용납의 결과로 생명을 얻었으니, 그 용납과 헌신에 어떻게 응답할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예수가 악마의 시험을 당당하게 맞서 물리친 이야기에서는 불굴의 정신과 지치지 않는 용기를 읽어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의 죽음과 그의 시신을 수습한 아리마대 요셉 이야기에서 저자는 부활을 읽어냅니다. 예수 살아생전 비겁했던 요셉은 예수의 죽음 앞에서 다시 용기를 내었고, 회피하던 자리에서 진실을 마주하는 자리로 나아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바로 이것이 부활 이야기의 시작 … 예수가 부활하기 전에 부활 사건을 맞이하는 이야기”(p. 214)라고 말합니다.
‘기독교 경전’이 아닌 ‘인류의 교양과 고전’으로 <마태복음서> 읽기는 삶에 관한 많은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독교인들뿐 아니라 비기독교인들도 꼭 읽어야 할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인으로 나는 <마태복음서>의 원래 기록 목적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태복음서>는 본래 예수와 복음을 세상에 알려주고자 기록된 문서입니다. <마태복음서>를 ‘경전’으로 읽어내는 일을 등한시하지 않으면서 ‘고전’과 ‘교양’으로 읽어낸다면, 훨씬 풍성하게 삶의 철학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도록 자극하는 멋진 이 책, 기독교인뿐 아니라 비기독교인들에게도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