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그림 여행 - 화가의 집 아틀리에 미술관 길 위에서 만난 예술의 숨결
엄미정 지음 / 모요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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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없는 그림 여행>은 미술사를 전공한 프리랜서 번역가이며 책 편집자가 6주 동안 감행했던 그림 여행을 기록한 책입니다. 이 책은 코로나로 옴짝달싹 못 하는 시기에 미술을 좋아하는 저 같은 독자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 화가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 화가의 작품들이 걸려있는 미술관과 박물관, 성당, 혹은 화가의 집을 방문하게 해줍니다. 그림 여행하면 우아하고 낭만적인 뉘앙스를 풍깁니다. 하지만 직접 몸으로 화가의 길과 작품을 좇아 떠나는 여행은 고되고 힘든 여정입니다. 작가가 뒤러의 여행길을 짚어 가다 거센 비바람 속에 길을 잃고 헤맸기에, 아시시의 수녀원을 찾아 인적 끊긴 골목길을 하염없어 걸었기에 독자들은 우아하게 그림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고생 끝에 명화 앞에 섰을 때 느꼈던 감흥을 독자는 온전히 경험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도 작가의 담백한 필력에 의지해 조금은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세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독일과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뒤러, 페르메이르, 클림트의 길을, 이탈리아 스페인을 중심으로 조토, 앙귀솔라, 카라바조, 엘 그레코의 길을, 프랑스를 중심으로 모네, 고흐, 세잔, 시나크, 마티스의 길을 걸어 봅니다. 화가들이 살았던 곳, 화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는 곳들을 직접 찾아가 명화를 감상하는 것과 책에 인쇄된 그림을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를 것입니다. 임미정은 구스타프 클림트 센터 건물에 클림트의 풍경화로 둘러싸인 전시실의 창을 사진으로 보여줍니다(p. 114). 계절에 따라 바뀌는 창밖의 풍경과 함께 클림트의 풍경화를 직접 보아야 자연과 인간과 예술이 어떻게 어울려지고 서로 교감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니, 문득 화가의 집, 성당, 미술관으로의 유럽 여행을 떠나고 싶어집니다. 클로드 모네가 그린 <생 라자르 역>도 가보고 싶고, 모네의 정원에서 산들바람과 햇살을 느끼고, 한밤중에 론 강을 찾아가 고흐가 그린 <론강 위로 별이 빛나는 밤>의 정취를 느끼고 싶습니다. 이 책, 그림 감상의 즐거움과 함께 그림 여행에 대한 갈망을 내 마음에 불어 넣었습니다. 책 뒤편에 작가가 탐방했던 미술관이나 작가의 집의 사진과 주소를 수록해 주었다면, 후에 독자가 그림 여행을 직접 떠날 때 유용하게 사용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책에 대한 불평은 아니고요, 이 책을 즐긴 독자로서 고마운 마음을 아쉬움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행복한 그림 여행이었습니다. 작가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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