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걸 정리해주는 사전
한근태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어떤 이는 아주 명쾌하게 말하는데, 어떤 이는 두루뭉술하고 애매하게 말합니다. 아무래도 명료하게 말하는 사람에게 더 신뢰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언어는 자신이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니까요. <애매한 걸 정리해주는 사전>, 요런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얻는 것이 많습니다. 이 책의 저자 한근태는 태생적으로 명료함을 사랑하고 애매모호한 걸 싫어한다고 말합니다. 서문에서 저자가 인용한 예전 <개그콘서트>애정남코너 이야기에 나는 터졌습니다. 뚱뚱한 것과 통통한 것의 차이를 아십니까? 통통한 건 서 있을 때는 괜찮은데 앉으면 배 나오는 것이고, 뚱뚱한 건 서 있을 때도 배가 나오는 것이랍니다(pp. 4~5). 재치 넘치는 설명입니다.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리해 주는 남자)보다 애정사’(애매한 걸 정리해 주는 사전)가 훨씬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여러 가지 단어의 의미 차이를 설명해 줍니다. <애정사>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쓰기 전 생각을 벼리고 적확한 단어를 선택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이 책은 ㄱ, , ㄷ 순의 사전 형식을 갖추고 있어 필요한 부분만 찾아보아도 좋고, 아무 곳이나 펼쳐 봐도 재미있습니다. 정확한 용어 사용은 물론이고 상식과 재미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내가 배운 것 중 몇 가지만 적어봅니다.


가르침’(teaching)은 사실을 알려주는 것, ‘훈련’(training)은 몸에 배게 하는 것, 그렇다면 교육(educating)? ‘안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것그래서 하나를 가르쳐 열을 알게 하는 것이라는 정의가 참신합니다(p. 17). 참된 교육은 가르침과 훈련으로 학습자의 내면에서 창의적인 걸 끄집어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가치목표의 차이도 도움이 됩니다. ‘목표는 원하는 결과를 얻으면 끝이지만, 가치는 가고자 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끝이 없다’(p. 20)는 설명을 듣고, ‘목표 지향적이지 않고 가치 지향적인 삶을 살 것을 마음먹게 됩니다.

페이스북은 나 이렇게 잘 산다고 얘기한다. ‘인스타그램은 나 이렇게 잘 먹는다고 보여준다. ‘트워터는 나 이렇게 바보란 사실을 주장한다(p. 273). 이러한 설명은 SNS에 올라오는 글들의 허황된 실태를 해학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포리즘(aphorism)으로 가득한 <애정사>를 읽으며, 언어와 삶에 관한 저자의 깊은 내공이 느껴집니다. 이력을 보니, 공학박사이면서 경영 코치를 하면서 책도 여러 권 집필했네요. 언어에 관한 주요 저서로는 <재정의>, <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 <역설의 역설>, <한근태의 독서일기, <고수의 일침>, 등이 있습니다. 이런 책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습니다. 어느 조직에서나 리더는 자신의 생각을 명쾌한 언어로 분명하고 감동적으로 전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리더, 리더가 되고 싶은 이들은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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