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이지혜 지음 / 파람북 / 2020년 10월
평점 :
혼자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클래식 음악을 감상합니다. 때론 이런 선율을 만든 작곡가의 삶이 궁금해지곤 합니다. 클래식 해설가 이지혜는 이런 마음을 가진 클래식 애청자를 따뜻하게 안내하며 음악에 한층 몰입하게 해 줍니다. 저자는 2002년부터 클래식 음악 해설가로 마이크를 잡았다는데,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은 그 관록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 책은 문턱에서 삶의 고단함과 외로움에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수 있는 클래식 해설입니다. 작곡가의 삶과 곡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듣다 보면, 어느새 미래에 대한 소망과 삶을 살아낼 용기가 생깁니다. 음악으로 겸허해진 마음에는 평화가 깃듭니다.
이 책은 가을에 듣기 좋은 명곡부터 시작해서 겨울, 봄, 다시 여름에 감상하면 좋을 곡들과 작곡가에 대한 해설로 이어집니다. 처음 소개하는 곡과 작곡가는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과 ‘타레가’입니다. 기타 연주곡으로 가장 유명한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은 저도 기타로 어느 정도 연주할 수 있습니다. 트레몰로 기법으로 연주해야 하기에 꽤 시간을 들여 연습해야 합니다만, 그 신비로운 선율에 매료되어 클래식 기타를 처음 배울 때부터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었습니다. 정작 곡은 익숙하지만 작곡가 타레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당시 기타 명곡이 없어 타레가는 클래식 거장들의 작품을 기타로 연주할 수 있도록 일일이 편곡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트로멜로 주법’은 타레가가 건강의 문제로 손톱이 자리지 않게 되자 개발한 연주법이라는 소개와 “절실함이 예술이 되었다”라는 설명에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이 더 애잔하면서도 신비롭게 들렸습니다.
이지혜의 클래식 해설을 따라 유튜브에서 곡을 검색해 듣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녀 덕분에 헨리 입센의 희곡 <페르 퀸트>의 줄거리를 알게 되고, 이 희극에 삽입된 그리그의 음악에 흠뻑 취했습니다. 이전부터 익숙했던 제1모음곡에서의 ‘아침’과 제2모음곡에서의 ‘솔베이그의 노래’뿐 아니라 동양풍의 ‘아니트라의 춤’과 ‘아라비아 춤’의 매력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그의 나라 노르웨이에 대해 궁금증도 많이 생겼습니다. 대학 시절에 많이 들었던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겨울에 즐겨 들었던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등, 옛추억을 소환하며 클래식 음악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곡들은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곡들인데, 이지혜의 해설 덕에 훨씬 친근하게 다가오고 세심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됩니다. 삶에 지치고 피곤한 분들, 밤이 길어지는 이 가을과 초겨울에 이 책과 함께 클래식의 세계로 들어와 보세요. 그대 영혼의 안식과 평화를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