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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죽는가 - 사람이 죽어야 할 16가지 이유
이효범 지음 / 렛츠북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죽음의 의미를 탐구하는 이 책의 저자는 세종시에 있는 ‘이효범 연구소’에서 죽음과 사랑과 인간과 윤리에 대해 폭넓게 연구하며 문학과 역사와 철학의 통합을 추구하는 철학자입니다. 저자의 이력에 걸맞게 이 책은 과학적, 의학적, 종교적, 철학적 관점에서 죽음의 실체와 의미를 파헤쳐 봅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 왜 죽는지 나름의 대답을 할 수 있다면, 거기에 걸맞게 삶을 살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죽음은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내 마음에 새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만이 죽음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을 아는 유일한 존재라는 점에서, 모든 살아있는 것 중에 인간이 가장 독특한 존재임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인간이라면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생물학적으로 말해 죽음은 신체가 퇴화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런 필연적 죽음은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한 기능입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죽음은 다른 유기체에 이익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죽음은 존재 형태의 변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쾌락주의 철학자 에피쿠로스에 따르면, 죽음은 인간에게 아무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와 함께 있지 않으며, 죽음이 오면 우리는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으로 죽음은 산 사람과 죽음 사람 모두와 상관이 없죠.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은 이원론자로 육체는 죽지만 영혼은 영원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죽음은 영혼을 육체의 고통으로부터의 해방하는 일입니다. 철학자 니체도 죽음이 삶의 완성이며, 죽음은 고통이 아니고 축제라고 말했습니다.
인상 깊은 내용 중 하나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의 탐구입니다(9장. 죽음은 미래에 대한 상실이다). 그가 아우슈비츠에서 경험한 죽음을 성찰하며 쓴 책이 <죽음의 수용소>입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의미를 찾는 존재’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수용소에서 곧 해방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은 자들은 기대한 날이 임박해서 죽었지만,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은 끝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입니다. 죽음에 관한 또 다른 인상적인 가르침은 기독교의 복음입니다(15장. 죽음은 없다). 특히 바울의 가르침에 따르면, 죽음은 죄의 대가이며 죽음 후에는 심판이 있어 하나님을 대면할 것입니다. 그리고 심판에 따라 영원한 세계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이런 점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으로 덧입는 시작입니다. 기독교의 복음 안에서 죽음은 삶의 신비이며 구원의 은총입니다.
이 책을 가지고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 보세요. 어떻게 살아야 좋은 죽음(善終)을 맞이할 수 있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책, 무척이나 어려운 주제인 죽음을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게 합니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