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 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의 ‘인생과 신화’ 특강
조지프 캠벨 지음, 권영주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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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은 평생 많은 저술을 남겼습니다. 대표적인 저작으로는 <신의 가면><신화의 힘>, 그리고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등입니다. 이 책, <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14년에 걸쳐 뉴욕시 쿠퍼유니언 포럼에서 행한 캠벨의 흥미로운 강연들을 묶은 강연집입니다.


신화는 고대인들이 만들어낸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에 불과한 것일까요? ‘1. 신화가 과학을 만났을 때에서 신화는 우리네 삶에서 인식되고 통합되어야 할 정신의 힘을 그림 언어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신화적 상징(그림 언어)은 세상과 삶에 대한 고대인들의 이해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 과학이 신화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화에 따른 터부를 뒤흔들어 놓았고, 그 결과로 현대 사회에는 악덕과 범죄, 정신질환, 폭력, 살인, 절망 등이 만연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비역사적 신화의 유용성이 있습니다. 신화는 물질의 허구로 표현된 정신의 사실’(마야 데렌, Maya Deren)입니다. 지금도 신화의 상징을 분석하고 해석하고 그 상징의 의미를 건강하게 붙잡는다면 현대인은 자신의 내면과 더불어 외부 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나는 ‘4. 동양과 서양의 분리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양에서는 개인의 삶은 중요하지 않으며, 사회 체제 혹은 거대한 우주 질서에 무조건 순종해야 합니다. 존재의 의미는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실행에 옮길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반면 서양에서는 카를 융이 언급한 개성화’(individuation)가 중요합니다. 각 개인은 자신의 중심을 찾아 그것에 의해 사는 법을 배웁니다. 개인이 없이 세상과 삶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책 마지막에 실린 ‘12. 끝맺으며: 지평의 소멸에서는 신화와 종교를 위대한 시()’로 보아야 그것에서 우리 내면에 있는 영원의 편재성을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의 원제가 ‘MYTHS TO LIVE BY’임이 이해가 됩니다. 신화는 고대인들이 과학적 사고를 하지 못해서 만들어낸 그저 재미있고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 그림 언어로 세계와 삶의 진실을 표현한 것입니다. 현대인들이 신화들의 본질적 가르침에 주목하고 그 가르침에 따라 살아간다’(to live by)면 허무와 절망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날 우리는 주로 철학이나 과학 등을 통해 세계와 삶의 의미를 찾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세계와 삶의 의미를 찾는 일에 종교와 신화의 역할이 결코 무시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세계와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멋진 책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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