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질문 - 삶이라는 물음의 끝에서 마주한 천년의 지혜
정재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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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무엇입니까?’ 우리는 과연 이 질문에 무엇이라 대답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의 저자 정재현 교수는 우리가 삶에 대해 아는 것은 한줌밖에 되지 않은데 그 을 붙잡아 더 크게 만들면 좋은 삶이 될 것이라 착각하며 살고 있다고 일갈(一喝)합니다. 우리의 모름에 비해 한없이 초라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삶이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에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정답을 모른다고 질문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삶 자체가 하나의 물음입니다. 삶이 던지는 물음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살아갈 길을 도모하는 지혜를 얻을 것입니다. 저자는 보다 모름이 주는 지혜와 통찰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는 네 자신을 알라라는 소크라테스의 저 유명한 말을 반복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만은 안다고 말했다지요. 그러기에 돌아보지 않는(질문하고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이 책, 내용이 묵직합니다. 잡다한 지식보다 삶의 지혜를 추구합니다. 먼저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어찌 보면, 내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이 나를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몸짓을 들여다보면서 자연스레 인간의 종교성을 탐구합니다. 이런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삶의 지혜를 추구합니다. 저자는 코로나19로 인류가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는 시점에 인간이 얼마나 탐욕스럽게 살아왔는지 돌아보고 이제 조금 내려놓고 천천히 걸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저자가 소개한 라인홀드 니부어(Reinhold Niebuhr)의 기도와 이에 대한 설명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하느님,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은 담담히 수용할 수 있도록 은총 내려 주시고 /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은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 둘 중 어떤 경우인지 분별할 수 있는 지혜도 주옵소서제가 알기로 이 기도는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투스의 글에서 나온 것입니다. 에픽테투스의 가르침에 따르면,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노력해서 이루고, 할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여야 내적 평온을 유지하며 인생을 지혜롭게 살 수 있습니다. 정교수는 니부어의 기도에 대해 이렇게 해석합니다. 먼저 삶에 정직해야 한다고, 우리 삶에는 바꿀 수 없는 것이 바꿀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인간은 오만하지 않으면서 바꿀 수 있는 것에 대한 판단과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책 마지막에 저자가 인용한 참고 문헌 목록이 있습니다. <신구약 성서>, 노자의 <도덕경>, <바가바드 기타> 같은 경전부터 다양한 인문학책들, 문학책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찾아 읽어보고 싶은 책들입니다. 사는 것이 버겁고 힘들 때, 왜 이 삶을 견디고 있는지 문득 질문하게 될 때, 이 책을 펴보세요. 삶에 대해 더 깊은 질문을 하게 될 것이며, 정답을 찾지 못해도 다시 살아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삶의 물음 앞에 정직히 서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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