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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지혜 - 틱낫한 스님이 새로 읽고 해설한 반야심경
틱낫한 지음, 손명희 옮김, 선업 감수 / 싱긋 / 2020년 6월
평점 :
대승 불교의 심오한 가르침을 압축해 담은 <반야심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나에게 너무나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경전의 완전한 명칭부터 어렵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산스크리트어로는 ‘프라즈냐파라미타 흐리다야 수트람’(Prajnāpāramitā hrdaya sūtram)라고 하는데, ‘건너편 기슭, 통찰, 핵심, 경전’이라는 의미가 다 담겨 있다고 합니다. “우리를 건너편 기슭으로 데려다 주는 지혜”(The insight that brings us to the other shore)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강 건너 참자유에 이르는 지혜”라고 번역했습니다. 이런 설명만으로도 <반야심경>이 조금은 친근하게 여겨집니다. 건너편 기슭은 열반(涅槃)을 상징하는 것으로, 결국 이 경전을 통해 참된 행복과 평화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하는 셈입니다.
<반야심경>하면 두 문장이 떠오릅니다. 하나는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다)입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꽃을 예로 들어 설명하니 어렴풋하게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꽃은 오직 꽃이 아닌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꽃은 분리된 존재가 비어있지만, 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비어있다는 것은 허무(虛無)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연기(緣起)의 산물입니다. 틱낫한 스님의 표현대로 하면, ‘상호존재’(inter-being)하는 것입니다. 이런 불교의 핵심사상은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코로나 19사태로 우리는 나와 타인, 인간과 지구, 이 땅의 모든 생명과 물체가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을 깊이 느낍니다. 이로써 먼지 한 톨은 온 우주를 품고 있다고 대담하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야심경>의 가르침을 잘 이해하면, 태어남과 죽음의 두려움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스님은 내면에서 우러나는 미소와 깨어 있는 호흡과 내딛는 한 걸음으로도 내면의 평화뿐 아니라 세상의 평화도 이룰 수 있다고 말합니다. 참 인상적인 가르침입니다.
또 다른 문장은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입니다. 반야심경의 이 마지막 문장은 ‘가자. 가자. 건너가자. 모두 건너가 한없는 깨달음을 이루자’라고 번역할 수도 있고, 틱낫한 스님처럼 ‘갔네. 갔네. 건너갔네. 모두 건너가서 한없는 깨달음을 이루었네.’라고 번역할 수도 있답니다. 어쨌든 <반야심경>은 내면을 성찰하고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여 연대와 자비 베품을 통해 최상의 행복(열반)에 이르는 새로운 길로 들어간다고 역설합니다. 이 책 덕분에 불교의 정수(精髓)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반야심경>의 틱낫한 새번역(2014년 8월)과 영문판(The Heart Sutra), 산스크리트어 버전과 플럼빌리지 새번역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틱낫한 스님에 관해서도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 해설서를 통해 독자들은 불교의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싱긋 출판사’에서 단아하게 책을 잘 만들어 냈습니다.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