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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
간호윤 지음 / 소명출판 / 2020년 5월
평점 :
저자 간호윤은 자신을 ‘고전독작가(古典讀作家)’로 소개합니다. 그는 평생 강단에서 고전을 가르치고 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글쓰기를 하며 살았습니다.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는 조선의 고전(古典) 공부에 대한 그의 단단한 내공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는 이 책 곳곳에서 ‘자신만의 글쓰기’를 강조합니다. 다산, 연암, 이규보, 이익, 박제자 등의 문장가로부터 가르침을 받지만, 결국 자신만의 글쓰기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에 따르면, 글쓰기의 3요소는 문장, 내용(정신), 행동입니다. 이중 버려야 한다면 첫 번째로 문장을 버리고, 두 번째로 내용을 버려야 합니다. 결국, 글을 읽되 몸으로 행하지 않으면 읽은 게 아니고, 글을 쓰는 일은 행동으로 마무리해야 합니다. 글은 글대로이고 나는 나대로라면(書自書 我自我) 읽지 않고 쓰지 않음만 못합니다.
그리하여 저자는 글 읽기와 쓰기를 다섯 가지로 구분해 심론(心論, 마음 갖기), 관론(觀論, 사물 보기), 독론(讀論, 책 읽기), 사론(思論, 생각하기), 서론(書論, 내 글쓰기)을 이야기합니다. 그의 지론은 이것입니다. 첫째, 생명은 걸지 못해도 적어도 양심은 살아 숨 쉬는 글을 써야 합니다. 둘째, 사물의 본질을 톺아보는 마음의 눈이 필요합니다, 셋째, 마음부터 바로잡고 글을 읽어야 합니다, 넷째, 아무리 사물을 보고 책을 읽어도 생각으로 만들지 않으면, 흩어진 구슬에 불과합니다. 다섯째, 글쓰기는 모방에서 출발하지만 종착지는 판연히 달라야 합니다. 즉, 잘 써도 내 글, 못 써도 내 글이어야 합니다. 그가 인용한 연암의 <낭환집서(蜋丸集序)>에 나오는 단어 ‘강랑자애(蜣蜋自愛)’가 인상적입니다. 소똥구리는 스스로 쇠똥을 사랑해 검은 용의 구슬을 부러워하지 않는답니다.
저자가 본론에서 인용한 수많은 글은 너무나 적절하고 깊이가 있습니다. “해(解)”에서는 고전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들을 배려해 본론에서 다 설명하지 못한 용어나 다루지 못한 내용을 풀어놓았습니다. 본론(本論)보다 해제(解題)가 분량이 훨씬 많습니다. 본론을 읽다가 생소한 내용이나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이 나오면, 해제를 꼼꼼히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됩니다. “부(附)”에서는 글읽기 10계명, 글쓰기 세 걸음, 글쓰기 12계명, 그리고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저자의 바람대로, 독자들은 “이 책에서 글쓰기와 삶에 대한 번개 한 줄기, 천둥 한 소리”(p. 486)를 들을 수 있습니다. 아니 저는 여러 번 보았고 여러 번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글읽기와 글쓰기에 관한 그 어떤 책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도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최곱니다, 글읽기와 글쓰기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읽기를 권합니다.